美 ‘비밀 드론 파문’ 브레넌 청문회 쟁점 부상

美 ‘비밀 드론 파문’ 브레넌 청문회 쟁점 부상

입력 2013-02-08 00:00
수정 2013-02-0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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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 무인기 기지 운용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밀 드론(무인기)기지를 운영하며 테러단체와 연계한 미국인을 사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 정치권에서 드론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 의회는 7일 열리는 존 브레넌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의 인준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쟁점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드론 정책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미 정부는 2011년 9월 예멘에서 알카에다의 첩보원이었던 미국인 안와르 알올라키와 파키스탄계 미국인 사미르칸을 살해하는 작전에서 드론 공격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CIA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지를 비밀리에 이용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단체와 연계됐을 경우 미 시민권자라도 사살해도 된다’는 행정명령을 내린 사실이 전날 미 언론이 폭로한 정부 내부 문건을 통해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에 비밀 기지를 건설한 것이 반미 시위와 테러로 골치를 앓는 중동에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고, 또 테러단체와 연계됐다는 이유로 범죄 혐의가 불분명한 미국인을 마음대로 암살하는 것은 현행법에 어긋난다며 정부의 드론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 문제가 브레넌 CIA 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면서 그동안 백악관이 꺼려 왔던 드론에 대한 논쟁이 마침내 공론의 장에 오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당시 “외국에 군인의 피와 세금을 쏟아붓는 소모전은 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24시간 정밀 타격이 가능한 드론 사용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 보좌관인 브레넌은 오바마 정부의 드론 정책을 사실상 이끈 인물로 앞서 25년간 CIA 사우디 담당 책임자로 활동하며 비밀 드론 기지 건설 협상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가 안보에 관한 사안은 즉시 의회와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며 법무부에 보관 중이던 드론 공격 관련 내부 문건을 미 의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하라고 지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청문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오바마 정부의 드론 정책이 사생활을 침해하고 민간인 희생자를 늘려 왔다고 지적하며 반대했다.

런던의 비영리 언론단체인 탐사보도국(BIJ)에 따르면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지금까지 3000여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500여명이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부가 왜 대테러 전쟁에서 군인이 아닌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CIA를 투입했는지 해명해야 할 때”라면서 “비밀스러운 전쟁에 대해 숨겨 왔던 질문들이 이번 청문회를 뜨겁게 달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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