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유엔 조사 촉구… 범위는 동상이몽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유엔 조사 촉구… 범위는 동상이몽

입력 2013-03-22 00:00
수정 2013-03-2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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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반군 책임 떠넘기기 속 러 “반군만 조사” 미 “양측 모두” 오바마 “사실일 땐 엄중 대처”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군과 반군이 잇달아 국제사회의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양측을 지지하는 서방 국가들이 조사 범위를 두고 이견을 드러내면서 이번 사태가 국제적인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3국은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양측 모두의 주장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제라르 아로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이날 비공개로 열린 안보리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보리 (15개 이사국) 대다수는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발송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정부군의 화학무기 보유 의혹을 주장한 바 있어 이번 기회에 유엔 차원의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유엔의 조사는 반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국한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우방인 러시아도 이같은 의사를 안보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유엔은 “양측의 조사 촉구를 담은 서면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조만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다면 국제사회의 엄중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주장대로)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정부군의 주장이 ‘매우 회의적’이라고 밝힌 뒤 “진상이 드러나면 이는 ‘판도를 바꿀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며 (화학무기 사용은) 심각하고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03-2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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