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B-2 한반도 출격은 외교적 목적”

“미국 B-2 한반도 출격은 외교적 목적”

입력 2013-03-30 00:00
수정 2013-03-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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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안심시키고 6자회담 재개하려는 뜻”

미국이 최근 한반도 상공에 미군의 B-2(스피릿) 폭격기를 출격시킨 건 실제 공격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외교적 목적이었다고 복수의 미국 정부관리들이 29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은 B-2 출격이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안보불안을 느끼는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을 안심시키고 북한에는 미국의 공격력을 과시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이번 B-2 폭격기 출격 시위는 미국이야말로 동맹국들을 보호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언제든 북한을 공격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하루빨리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B-2 폭격기는 레이더 방공망에 새처럼 작은 물체로 나타나 ‘보이지 않는 폭격기’로 불리며, 미군이 보유한 가장 위협적인 전략 무기로 꼽힌다.

스텔스(stealth) 폭격기이면서도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JASSM 16발, GPS형 관성유도 폭탄인 JSOW 16발, 합동정밀직격탄인 JDAM 80발 등 가공한 무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총 중량 1만 8천144㎏에 달하는 핵폭탄 16발을 탑재할 수 있다.

B-2는 그동안 이라크, 리비아 등 많은 전장에서 활약했지만, 한반도에 상공에 나타나 폭격 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랄프 코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은 “B-2의 한반도 출격은 미국의 핵우산이 뻗어 있는 어디서든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을 안심시키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코사 소장은 “중국에도 북한의 행동이 결과를 치를 것임을 상기시키고 미국이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당황하지는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미국의 이런 메시지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제대로 알아들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전략미사일 타격 계획을 최종 검토·승인했다고 밝힌 데 이어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을 30일엔 “이 시각부터 남북관계는 전시상황에 들어간다”고 선언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김정일이었다면 공개적으로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만한 위협을 가하고 차후 외교 협상에서 지렛대로 사용하는 전략을 폈을 테지만, 김정은의 대응법은 현재로선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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