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공습, 중동전 촉발” “그냥 두면 대재앙”

“서방 공습, 중동전 촉발” “그냥 두면 대재앙”

입력 2013-09-04 00:00
수정 2013-09-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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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 해법찾기 2라운드

미국·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이 시리아 문제 해법 찾기로 분주한 가운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입을 열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서방국가들이 시리아 군사 개입을 감행할 경우 무력 충돌이 ‘화약고’로 비유되는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프랑스 르피가로 기자와 만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인터뷰 도중 양손을 들어 올려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다마스쿠스 사나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프랑스 르피가로 기자와 만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인터뷰 도중 양손을 들어 올려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다마스쿠스 사나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왼쪽)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이날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왼쪽)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이날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서방국가들이 시리아를 공습할 경우) 전 세계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혼란과 극단주의가 퍼질 것”이라며 “미국과 프랑스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는 반군 대부분이 알카에다 소속의 테러리스트라고 강조하며 유일한 방법은 이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리아 시민들은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한 산에 텐트를 쳐 놓고 서방국가들의 군사 개입 방침에 항의하는 ‘인간방패’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보 당국은 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21일 화학물질을 대량 사용해 반군이 장악한 다마스쿠스 인근 지역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시리아 반군 측이 이런 대규모 화학무기 공격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믿는다”며 “최소 사망자 수만 281명이고, 정황상 최대 사망자 수가 1500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공습에 대해 의회 승인을 받겠다고 발표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노동절 휴일인 2일 백악관에서 평소 미국의 중동 군사 개입을 촉구해 왔던, 매파로 알려진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회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의원에게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증거 등을 제시하며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케인 의원은 대통령과의 회동이 끝난 뒤 “의회가 시리아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무력 사용 방침을 담은 결의안을 부결시킨다면 결과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가 대량살상무기(WMD) 제조에 필요한 장비를 사려고 시도했다가 스위스 정부의 저지로 실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위스 수출감독기구인 국가경제사무국(SECO)의 마리 아베 대변인은 이날 시리아 정부가 170만 스위스프랑(약 20억원) 상당의 생물반응기, 공업용 진공펌프, 밸브 등을 사려고 총 14번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고 밝혔다.

서방국가들이 시리아 공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3일 미국과의 합동훈련 도중 지중해에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시리아 군사 개입을 위한 모의용 발사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3-09-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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