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수도 한복판서 ‘총격사건’…패닉상태 빠진 워싱턴

美수도 한복판서 ‘총격사건’…패닉상태 빠진 워싱턴

입력 2013-09-17 00:00
수정 2013-09-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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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총기난사 사건으로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DC가 충격파에 휩싸였다.

총기 사건·사고가 워낙 빈발하는 미국이지만 수도 한복판에서, 그것도 군 시설 내에서 총격전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인 탓이다.

특히 지난 4월 보스턴 테러사건이 발생한 이후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시민들로서는 만일의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는 표정이 역력해보인다.

여기에 9·11 테러 12주년 추모일을 치르고 나서 일주일도 되지 않아 대형 총격사건이 발생한 탓에 충격이 더욱 큰 듯한 모습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대학살”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수도 워싱턴DC의 해군 복합단지(네이비 야드)내 한 사령부 건물에서 최소 13명이 숨진 총기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5주년을 맞아 연설을 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총격 사건을 ‘비겁한 행동’이라고 언급했다. 【워싱턴=AP/뉴시스】
수도 워싱턴DC의 해군 복합단지(네이비 야드)내 한 사령부 건물에서 최소 13명이 숨진 총기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5주년을 맞아 연설을 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총격 사건을 ‘비겁한 행동’이라고 언급했다. 【워싱턴=AP/뉴시스】
시내의 분위기는 초긴장 상태다. 최소 1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총기를 휴대한 채 탈주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시민들은 불안과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

모든 교차로와 공공장소에서 검문·검색이 실시되고 있고, 상공에서는 하루종일 헬리콥터들이 돌아다니며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워싱턴 경찰은 오전부터 11번가 교각과 2번과 4번가 사이 M스트리트 남동부를 통제한 상태다. 연방 항공당국은 워싱턴 시내 레이건 국제공항에서 출국하는 비행기편의 운항을 모두 중단시켰다.

총격 사건이 일어난 해군체계사령부는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대기할 것을 명령했으며 주변 학교도 모두 폐쇄했다.

정치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상원은 17일(현지시간) 오전까지 휴회하겠다고 선언했다. 테런스 가이너 상원 사무총장은 “상원이 위험하다는 정보는 없지만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을 감안할 때 상원 건물을 폐쇄하는게 가장 바람직한 조치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범인이 도주중인 상황을 고려해 내일 아침까지 상원의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 해군체계사령부 인근 경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워싱턴 내셔널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프로야구 경기는 연기됐다. 워싱턴 내셔널은 성명에서 “내셔널 파크 구장 인근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에 대해 매우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오후 들어 사망자가 1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자 백악관과 의회는 애도의 뜻으로 조기를 게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또하나의 대형 총기난사’라고 규정하고 범인들의 행동을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이날 저녁으로 예정된 라틴음악 행사인 ‘뮤지카 라티나’를 연기했다.

아직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목격자들의 증언이 속속 쏟아져나오고 있다.

목격자들은 대체로 용의자들을 ‘침묵의 살인자’ ‘냉혈한’이었다고 증언했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사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는 것이다.

해군복합시설에 고용된 민간인인 테리 더햄은 이날 오전 8시15분께 3층 사무실에서 나오다가 복도 건너편 40야드 밖에서 총을 든 괴한을 발견했다. 괴한은 더햄을 비롯한 동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으나 다행히도 빗나갔다.

더햄은 “용의자는 키카 크고 검은 피부였으며 제복 차림에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더햄의 동료인 토드 부른디지는 “괴한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며 “아무런 말이 없고 조용히 총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패트리카 워드는 사건당시 복합시설내 카페테리아에서 모두 7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술회했다.

네이비 야드에서 근무하는 팀 지러스 해군장교는 총성이 요란하지 않고 ‘숨죽인 듯’했다고 말했다. 지러스는 CNN에 나와 “작은 컬리버 화약총이 발사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사건 현장에 대한 강도높은 출입통제 속에서 취재가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현지 언론들은 사상자 숫자가 엇갈리게 보도하는 등 크고 작은 오보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CBS방송과 NBC방송은 용의자를 ‘롤리 챈스’라는 이름의 해군 하사관이라고 보도했다가 이를 황급히 철회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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