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먼은 스키장 간 듯, 일부 베이징 귀환…미국선 비난 가열
방북 중인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스타 데니스 로드먼(52)이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에게 북한 억류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던 것을 사과했다.로드먼은 9일 홍보담당자 쥘 파일러를 통해 AP 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나의 행동에 완전한 책임을 느낀다. 매우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었고 (인터뷰 이전에) 술을 마셨다”면서 “케네스 배의 가족에게 먼저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많은 사람을 당혹스럽게 했다”면서 “정말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로드먼은 방북 다음날인 7일 미국 CNN 시사프로그램인 ‘뉴데이’에 출연해 케네스 배가 잘못을 해서 북한에 억류됐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며 앵커와 생방송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날 로드먼의 일행 일부는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전직 NBA 선수 에릭 플로이드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이날 오전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수십 명의 기자로부터 질문공세를 받았지만, 점퍼로 얼굴을 가린 채 시종일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점쳐졌던 로드먼은 1∼2일 정도 더 북한에 더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평양에서 돌아온 한 외국인 관광객은 로드먼 일행이 스키를 타러 간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로드먼의 행보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8차례 방북해 억류된 미국인 석방에 힘썼던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로드먼의 CNN 인터뷰에 대해 “실망스럽다”면서 “케네스 배에게는 범죄 혐의가 없다. 로드먼이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알렉산드라 페트리도 8일자 칼럼에서 “이건 재밌는 게 아니라 미친 짓”이라며 “로드먼의 방북은 끔찍한 북한 정권을 좋게 홍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폭스뉴스는 로드먼의 정신분석까지 하며 대놓고 조롱했다. 정신과 의사 키스 애블로는 칼럼을 통해 “로드먼은 그를 기분 좋게 해주는 건 뭐든지 좋아할 만한 사람”이라고 깎아내렸다.
한편, NBC 방송은 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이었던 8일 평양에서 열린 친선 농구경기 당시 외국인 여행자들도 경기를 관람했지만 사진 촬영은 허락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의 동영상 서비스인 APTN 역시 경기장에 나온 김 위원장 촬영은 허가받지 못했다.
로드먼은 지난 6일 김정은의 생일을 축하하는 농구경기를 열기 위해 플로이드를 비롯해 케니 앤더슨, 클리프 로빈슨, 빈 베이커 등 6명의 전직 NBA 선수들을 이끌고 방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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