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경제학자 피케티 신드롬, 이번에는 오류 논란

스타 경제학자 피케티 신드롬, 이번에는 오류 논란

입력 2014-05-25 00:00
수정 2014-05-2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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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스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4)가 선풍적인 인기 속에 내놓은 소득 불평등에 관한 저서 ‘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이 이번에는 오류 논란으로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논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주말판에서 자체 분석 등을 근거로 “피케티의 논리가 오류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이 책은 약 6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경제학서임에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등의 극찬 속에 아마존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20만 부 이상 팔려나가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다.

이 와중에 백악관이 피케티를 초빙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는 소득 재분배에 관한 조언을 받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FT는 전문가 등을 동원한 자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저자가 소득 불평등 심화란 결론을 내면서 근거로 제시한 데이터의 여러 곳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피케티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지난 200년간의 부의 축적을 분석하면서 인용한 자료들이 잘못 옮겨지거나 선별적으로 채택됐다는 것이다.

또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저자가 멋대로 자료를 재구성해 인용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FT는 한 예로 유럽 ‘슈퍼’ 부유층의 재산 불리기는 1970년 이후에는 피케티가 결론에서 주장한 만큼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피케티는 FT에 “방대한 자료를 인용하다 보면 손질할 필요성도 느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자료가 미래에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내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도출한 (소득 불균형 심화라는) 결론이 (새로 나오는 자료에 의해) 크게 달라져야 한다면 매우 놀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케티는 이와 관련, 다른 학자가 책을 쓰거나 연구할 때 자신의 저서에서 자유롭게 인용하도록 허락한 점도 상기시켰다.

FT의 이런 비판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영국 경제 전문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애널리스트들이 FT 비판의 많은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피케티가 오류를 범했다는 지적에도 이견이 많다”고 전했다.

NGO인 공공정책연구소 관계자도 연구소 블로그에 “시간이 흐르면 (경제학) 연구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소득 불균형 심화란 큰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피케티 저서를 둘러싼 논란 확산을 전하면서 “왜 사람들이 경제학을 ‘우울한 학문’(dismal science)이라고 부르는지가 다시 한번 상기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긴축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대표적 긴축론자인 하버드대의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 두 교수가 2010년 함께 쓴 논문이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잘못 분석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말썽을 빚은 점을 상기시켰다.

두 교수는 오류를 기본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이런 착오 때문에 ‘과다한 부채가 성장을 저해한다’는 우리의 결론 자체가 영향받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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