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심리학자에 900억원 주고 고문 기술 개발

CIA, 심리학자에 900억원 주고 고문 기술 개발

입력 2014-12-10 00:00
수정 2014-12-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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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이 8천100만 달러(약 898억원)를 들여 고문 기술을 개발한 사실이 미 상원 ‘CIA 테러용의자 고문실태 보고서’에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심리학 박사 두 명이 만든 외주업체를 고용해 고문 기술 등을 담은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심리학자들은 ‘워터 보딩’(대상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눕힌 다음 얼굴에 물을 붓는 행위)과 함께 수면을 제한하거나 좁은 상자에 가두고 곤충을 넣는 등 고문 기술 10개를 개발해 알카에다 구금자들에게 실제로 적용했다.

이들은 애초 20개의 고문 기술을 창안했으나 고문 대상자를 모의로 매장하는 방법 등 나머지 10개는 너무 가혹하다는 이유로 미국 법무부의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CIA는 애초 이들과 1억8천만 달러(약 1천996억원)에 고문 프로그램 개발 계약을 맺었으나 실제로 프로그램이 중단될 2009년 당시까지 8천100만 달러만을 지급했다.

군 장교 출신으로 알려진 이들 심리학 박사는 고문기술자도, 알카에다나 중동 전문가도 아니었지만 2002년 CIA가 오사마 빈라덴의 최측근인 아부 주베이다를 심문할 때부터 CIA의 고문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당시 주베이다는 불이 환하게 켜진 흰색의 텅 빈 방에 갇혀 잠을 자지 못했으며, 큰 소음을 반복적으로 듣는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과거 문서에서 “(대상자가) 반항하거나 정보 제공을 거부할 어떤 능력·의지도 남지 않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으며 이는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란 심리학 이론을 따른 것이라고 텔레그래프가 밝혔다.

그러나 이들 2명 중 1명으로 알려진 제임스 미첼 박사는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관여 여부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의회 보고서가 “비열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CIA 직원들은 목숨을 걸고 사생활을 포기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데 이따위 것을 내놓는 건가”라며 보고서가 정치적 의도가 담긴 “헛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4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도 “나는 그저 정부 고위관료로부터 나라를 위해 일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람일 뿐”이라며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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