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료진 ‘수술 중 셀카’ 폭로에 비난 봇물

중국 의료진 ‘수술 중 셀카’ 폭로에 비난 봇물

입력 2014-12-22 13:57
수정 2014-12-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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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환자 간 갈등이 심각한 중국에서 한 병원의 의료진이 수술 중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은 사실이 인터넷에 폭로돼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라디오방송의 인터넷판인 중국광파망(廣播網)은 22일 전날 웨이보(徽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5장의 ‘수술 중 셀카’ 사진들 때문에 자국 누리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사진에는 수술실에서 녹색 수술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7~8명의 의사, 간호사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거나 팔짱을 끼고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바로 옆 수술대에는 환자가 누워 있고 의료진의 손에 각종 수술도구가 들려 있어 수술이 진행 중인 상황임을 보여준다.

이들 사진을 폭로한 누리꾼은 사진 속 현장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한 병원 수술실이며 병원 내부자가 찍어 외부에 알린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누리꾼은 “나도 의료인의 한 사람이지만 이런 부적절한 행태를 고발해 바로잡으려고 폭로한 것”이라며 “만약 수술대의 환자가 의료진의 부모나 친척이라고 해도 이럴 수 있었겠느냐”고 꼬집었다.

’수술 중 셀카’ 사진들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고 평소 자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의료인의 부족한 직업윤리와 소양을 성토하는 글들을 잇따라 올렸다.

시안시 당국은 파문이 일자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 사진을 찍은 문제의 병원을 찾아 이날 공개했다.

시 당국은 이 사진이 지난 8월 낡은 수술실을 새 수술실로 이전하게 된 기념으로 수술을 마친 뒤 촬영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원장을 비롯한 책임자와 당사자들에게 각각 면직, 감봉, 기과(記過·잘못을 기록하는 경고보다 강한 처분) 등의 처분을 내렸다.

또 해당 병원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개 사과하도록 하고 재발 방지 차원에서 엄격한 직원교육을 시행하도록 했다.

중국의 병원은 절대다수가 정부 지원금을 기초로 운영되는 공공의료기관이지만 점차 공익성이 약해지고 영리를 추구하면서 과도한 의료비 청구와 약품 판매 등으로 환자와의 마찰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저장(浙江)성 원링(溫嶺)시의 한 병원에서 코 수술을 받은 30대 남성이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둘러 의사 1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또 광둥(廣東)성 메이저우(梅州)시의 한 병원에서는 퇴원한 정신병자가 치료 효과가 없다며 의사 2명을 살해하는 등 의사-환자 갈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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