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 앞두고 메르켈-치프라스 ‘동상이몽’

국민투표 앞두고 메르켈-치프라스 ‘동상이몽’

입력 2015-07-02 12:10
수정 2015-07-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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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한 그리스의 국민투표를 앞두고 그리스 위기 해결의 키를 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동상이몽’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국민투표 이전에 추가협상은 없다고 선언한 데 대해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맞서면서 오는 5일 국민투표는 메르켈 총리와 치프라스 총리의 정치적 승패를 가르는 날이 될 전망이다.

◇ 재임 10년 만에 최악 위기 맞은 메르켈, 치프라스에 ‘복수’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은 1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지난달 30일 결국 사실상 국가부도를 내면서 국제채권단과 그리스 간의 협상을 이끌던 메르켈 총리가 10년 재임 역사상 최악의 날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투표 카드를 들고 나온 데 따른 후폭풍으로 재임 중 최악의 날을 맞게 된 메르켈 총리는 치프라스 총리에 대한 복수에 나섰다.

연방의회 연설에서 그리스 국민투표 이전 협상은 없다고 못박으면서다.

요제프 야닝 유럽자문위원회 위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치프라스 총리가 메르켈 총리를 쥐어짜려 했기 때문에 메르켈 총리도 그를 쥐어짜는 것”이라며 “지금 재협상을 시작하면 성공적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복수의 배경에는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찬성표가 우세해 치프라스 총리가 항복하거나 실권할 것이라는 데 대한 기대가 깔려있다.

FT는 세계금융시장과 독일 내 여론이 메르켈 총리의 대 그리스 강경 드라이브를 지지해 권력기반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지만, 그리스 위기가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업적을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FT는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머물 수 있게 합의하겠다고 거듭 밝히면서 자신이 EU의 파열을 주재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기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반대표가 우세하더라도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벼랑끝 전술’ 치프라스…자승자박 하나

지난달 27일 국민투표안을 전격 발표하면서 ‘벼랑끝 전술’을 펼치고 있는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국제채권단의 요구를 거의 받아들인 수정 제의를 했지만, 다른 18개 유로존 회원국에 전면 거부당한 꼴이 됐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러나 이후 5일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는 다만,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우세해도 그리스는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정상들이 국민투표에서 협상안을 반대하는 것은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한 반격이다.

그가 벼랑끝 전술에 나선 것은 어떻게든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지만 국민투표가 자신의 권력을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가디언 칼럼니스트 시우마스 밀네는 칼럼에서 “국제채권단의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에 따르면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에 따라도 그리스가 2030년까지 끝없이 긴축을 해야 한다”면서 치프라스 총리의 벼랑끝 전술을 편들었다.

그는 이어 “그리스 경제가 이런 상태에 이른 데에는 EU의 단일통화제도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실패가 있는데도 메르켈 총리와 유럽중앙은행은 EU의 파열을 방지하기 위해 그리스와 치프라스 총리의 항복만을 바라고 있다”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축출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투표 안은 수세에 몰린 치프라스 총리가 어떻게든 권력을 연장하려는 방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지난 2011년 구제금융안에 대한 구제금융안을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카드를 협상에 활용한 바 있다.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이후 국민투표안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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