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미국서 형사처벌 피할 수도… “환경법 허점”

폴크스바겐, 미국서 형사처벌 피할 수도… “환경법 허점”

입력 2015-09-30 17:23
수정 2015-09-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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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이 전 세계에 공급한 1천100만대의 자동차에 배출가스 테스트 조작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고 시인했지만, 미국에서는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미국 환경법의 허점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동차 회사들은 업계에 우호적인 의원들 덕에 1970년 대기오염방지법 개정으로 형사 처벌에서 특혜를 받아왔다.

만약 이번에 법무부가 폴크스바겐에 대한 형사 고발을 추진한다면 자동차 회사가 배기가스 기준을 회피한 혐의로 진행되는 첫 번째 형사 사건이 된다.

과거 법무부는 환경오염 관련법을 피해가는 자동차 회사를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관할권과 증거 문제로 결국 형사 기소를 포기하고 징역형이 없는 민사 처벌을 선택했다.

지난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연비 과장 혐의를 제기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해 대기오염방지법 사상 최대 벌금인 1억 달러(약 1천100억원)를 부과한 바 있다.

EPA는 폴크스바겐에 대해 법에 규정된 차량 한 대당 벌금 3만7천500달러를 기준으로 총 180억 달러(약 21조3천억원)가 넘는 민사상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EPA가 이 액수까지 부과할 가능성은 작지만,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에 부과된 1억 달러보다는 몇 배 이상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배기가스 스캔들 대응 비용으로 73억 달러(약 8조6천억원)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만약 폴크스바겐이나 임원들이 고의로 규제 당국이나 소비자를 속였다는 증거를 찾을 경우, 폴크스바겐에 대해 형사 사기 사건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법무부는 최근 안전 문제가 제기된 제너럴 모터스(GM)와 도요타 자동차에 대해 비슷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법무부 대변인은 “그들(폴크스바겐)의 혐의와 미국의 공공 보건, 대기 오염에 미칠 잠재적 위험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과 활동가들은 이번 기회가 배기가스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을 포함한 관련 법 개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환경 관련법의) 허점을 없애 자동차 제조사들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 허점을 철폐하기 위한 법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블루먼솔 의원과 에이미 클로부처(민주·미네소타) 상원의원은 28일 정부에 허위 정보를 보고한 혐의로 형사 처벌을 해야 한다고 법무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를 이끄는 프레드 업턴 의원(공화·미시간)은 폴크스바겐의 행위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제안했으며, 다른 위원회 위원장들과 함께 폴크스바겐과 EPA에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

폴크스바겐은 최소 2008년부터 주행 중 배기가스 제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디젤 자동차 1천100만 대에 설치했으며, 그 중 약 50만 대가 미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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