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나에 美대선판 요동쳐…경선완주냐 퇴출후 3당출마냐

트럼프 하나에 美대선판 요동쳐…경선완주냐 퇴출후 3당출마냐

입력 2015-12-10 02:28
수정 2015-12-10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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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미국 입국금지’ 발언 논란 전엔 “경선 완주” 의지 피력첫 제동 건 공화 지도부 딜레마…트럼프 완주해도 탈당해도 고민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때문에 미 대선판이 다시 한번 크게 요동을 치고 있다.

‘아웃사이더’인 트럼프의 무서운 돌풍 탓이 아니라 ‘모든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라는 그의 폭탄 발언이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탓이다.

나라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트럼프가 향후 어떤 행보를 취하냐느에 따라 공화당 경선판은 물론이고 미 대선판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형국이다.

트럼프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 본토 내 테러대책 관련 성명에서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의회가 테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논란을 야기했다.

백악관과 민주당, 더 나아가 자신이 속한 공화당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한데다가, 중동의 무슬림 국가와 유엔, 영국·프랑스 등 각국 지도자들이 동시다발로 트럼프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심지어 영국에서는 네티즌들이 트럼프의 영국 입국을 금지하자는 온라인 청원을 진행 중이고, 중동의 일부 부호들은 아예 트럼프와의 사업관계 단절을 공개로 선언했다.

트럼프 이름 석자 앞에는 ‘부동산 재벌’이나 ‘성공 신화’ 대신 ‘미국판 히틀러’라는 새로운 딱지가 붙었다.

지난 6월 중순 대선출마 선언 이후 줄곧 공화당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대선판을 주도해 온 트럼프로서는 정치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트럼프가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 비하, 무슬림 데이터베이스(DB)화, 모스크(이슬람 사원) 폐쇄 등 숱한 논란성 발언을 쏟아냈지만 지지율이 하락하기는커녕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으로 그의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실제 지난달 13일 사상 최악의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미 본토에서도 테러 위협이 고조되면서 CNN-ORC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36%로 급등했다. 2위 주자와의 지지율 격차는 무려 20%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번 발언을 계기로 미 사회 전반에 ‘반(反)트럼프’ 정서가 확산될 수 있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당장 그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뉴욕 퀸즈의 무슬림들이 불만을 터뜨리는가 하면, 9일 뉴욕에서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주도하는 트럼프 반대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더 큰 관심사는 앞으로 공화당 지도부가 취할 입장이다. 그동안 트럼프의 막말과 기행을 잠자코 지켜봐 온 공화당 지도부는 8일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 처음으로 트럼프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에 대해 “이런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게 아니다. 당으로서도 그렇고 국가로서도 마찬가지다”고 일갈했고,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도 “미국의 가치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공개로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그의 발언이 당 전체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면서 자칫 대선 본선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공화당이 ‘구두 경고’ 이상의 어떤 추가 조치를 취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트럼프의 발언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공화당의 가치, 미국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공개 비판한 만큼 그의 향후 행보에 따라서는 ‘극약 처방’을 내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데이비드 졸리(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을 비롯한 당내 일부 인사들은 ‘트럼프 퇴출’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공화당 지도부는 현재 트럼프 탈당 시 그의 지지표가 상당수 이탈할 가능성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트럼프는 아직은 ‘경선 완주’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도 “경선판을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일부 정치분석가들은 트럼프가 적절한 시점에 선수를 칠 가능성도 제기한다.

트럼프는 지난 9월 경선 결과 승복 서약서에 서명했지만, 그 이후에도 당이 자신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탈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쳐왔고, 전날에도 자신의 지지자 중 68%가 ‘공화당을 탈당해 제3당 후보로 출마하더라도 지지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트위터에 버젓이 올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제3당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트럼프 논란을 즐기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되면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쉽게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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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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