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납 수돗물 사태는 정부를 기업처럼 운영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지 보여줘”

“美 납 수돗물 사태는 정부를 기업처럼 운영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지 보여줘”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3-14 18:34
수정 2016-03-1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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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에서 발생한 납 수돗물 사태가 “정부를 기업처럼 운영할 때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신문은 13일(현지시간) 큰 재산을 모은 사업가로서 “전통적인 정치인들보다 더 유능하게” 주 정부를 경영하겠다고 호언하며 지난 2010년 당선된 뒤 승승장구하던 릭 스나이더(사진·57) 주지사의 정치생명이 끝날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플린트시 납 수돗물 사태는 2014년 4월 미시간주가 시의 취수원을 휴런호에서 플린트 강으로 바꾸면서 비용절감을 이유로 방식제(금속의 부식을 막는 도료)를 첨가하지 않아 노후 수도관의 납이 녹아 주민들이 납 수돗물에 노출된 것을 말한다.

 스나이더 지사가 지탄받는 것은 그가 수돗물 납 오염 사태를 일으킨 미시간주 정부의 책임자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다. 그가 플린트를 포함해 여러 도시에 임명한 ‘비상 관리관’들이 그동안 선출직 공무원들보다 큰 위세를 떨치며 비용절감을 명분삼아 문제가 많은 결정을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스나이더 지사는 초선 지사임에도 2012년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그 후론 직접 대통령 도전의 꿈을 꿀 만큼 급부상했다.

스나이더 지사 지지자들은 플린트 사태로 인해 일자리 44만 개 창출, 실업률 11.2%에서 4.9%로 감소 등 경제 치적이 가려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여전히 그의 사태 해결 능력과 정치적 미래를 낙관하면서 “그는 악수나 아기 볼 뽀뽀나 하는 여느 정치인들과 달리 수돗물 문제 해결에 집중, 결국 바로 잡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오는 17일 연방 하원 청문회장에 서게 된 그에 대해 이미 세 군데에서 주민소환 운동을 추진하고 있고, 특별검사의 수사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아서 루피아 미시간대 정치학 교수는 “이제 그는 플린트 사태의 주인공으로 기억되게 돼 더 이상 정치적 미래가 없다”고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신문은 소환운동이 무산된다면 스나이더 지사는 앞으로 3년간 반전의 기회가 있겠지만 “문제는 플린트시의 상수도 체제가 개선된다고 해도 이번 일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피아 교수는 플린트 납 수돗물 사태는 “사람들이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냥 몸으로 느끼는 것”이라며 “이 사태는 스나이더 지사의 성공담을 무너뜨리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테이블에서 치워버리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지사는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할 기회를 달라고 자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 민주 양당의 청문회 위원들은 이미 공개된 사실 외엔 납 오염을 일으키기까지 정책 결정 과정 등에 대한 자료 요청에 전혀 응하지 않는 등 스나이더 지사가 청문회에 비협조적이며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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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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