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통화정책 변화 없을듯…일본은 추가완화 가능성”
한국은행의 깜짝 금리 인하가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를 촉발할지 주목된다.9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는 아시아 주요국 중 올해 들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일본의 -0.1%와 홍콩의 0.75%에 이어 가장 낮은 축에 속하게 됐다.
이로써 대만(1.5%)이나 태국(1.5%), 호주(1.75%) 등은 모두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하방 리스크가 있는 만큼,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진행중인 중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은 이미 수차례 기준금리를 내리고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한편 기반시설 투자를 늘리는 등 부정적 영향을 상쇄시키는 데 한국보다 앞서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인민은행은 2014년 11월 이후 기준금리인 대출금리를 6.0%에서 4.35%로 6차례 인하하고 지급준비율도 같은 기간 20%에서 17%까지 낮춘 바 있다.
일본은행은 이미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려 구조개혁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는데 더욱 순응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더 큰 장애물은 각국 정부의 의지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두 번째 금리 인상을 앞두고 원화 강세를 상쇄하려는 의지도 부분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일본은행도 엔화 강세를 상쇄하기 위해 추가 완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인민은행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자본유출을 촉발할 수 있어서 추가 완화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게다가 중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원화 약세는 이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의 톰 오를리크와 유키 마수지마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이미 부양조치를 하고 있고 위안화 하락 압박이 강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일본은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엔화강세가 가속화해 7월께 추가완화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는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둔 일본은행은 필요 시 추가완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은행 히로시 나카소 부총재는 이날 일본 아키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책을 펼 때 마이너스 금리가 시장의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 등에 주목해야겠지만,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긍정적 영향도 크다”면서 “일본은행은 필요할 경우 추가 완화 조치를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의 깜짝 금리인하 이후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97% 하락한 16,668.41에, 토픽스지수는 1.00% 하락한 1,337.41에 거래를 마쳤다. 도쿄증시는 엔화 강세에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106.5엔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은 단오절을 맞아 이날 휴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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