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언다우스키, 맏딸 이방카 남편 음해설…“전략회의서 문책성 질문받아”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을 전격 경질한 것에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가 핵심 역할을 했다고 미 CNN이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루언다우스키의 ‘깜짝’ 경질 결정은 이날 아침 트럼프의 가족들이 참석한 정기 대선전략 모임에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최근 몇 달간 루언다우스키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이방카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루언다우스키가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시너를 음해하려는 얘기를 흘리고 다닌다는 게 이방카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CNN에 “루언다우스키가 언론에 쿠시너와 관련한 부정적인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루머가 떠돌면서 이방카 트럼프가 참을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요일(19일)에 이방카가 아버지 트럼프와 마주 앉은 자리에서 자신이 캠프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을 던진 끝에 루언다우스키를 내보낸다는 확약을 얻어냈다”며 전했다.
미 매체 ‘뉴욕 매거진’도 이방카를 포함한 트럼프 자녀들과의 마찰이 루언다우스키의 경질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최근 몇 주간 루언다우스키를 경질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이번 경질 결정은 선거대책위원장 폴 매나포트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세 자녀가 강하게 로비를 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뉴욕 매거진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 30분 이뤄진 트럼프 캠프의 전략회의에서 루언다우스키를 향한 문책성 질문이 잇따랐다.
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자녀들은 루언다우스키에 캠프의 기반 및 향후 전략 등과 관련한 질문을 퍼부어댔다.
멕시코계 연방판사에 대한 막말로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최근 부진에의 책임을 묻는 성격이 짙었다.
특히 지난 12일 올랜도 주 총기테러 사건 이후 ‘무슬림 입국금지’를 다시 꺼내 들었다가 트럼프는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에게 정면 비판을 받고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졌다.
자녀들의 질문 공세에 이어 “계획이 뭔가”라고 묻는 트럼프에게 루언다우스키는 ‘부통령 카드’를 미리 꺼내 들자는 답을 했다.
뉴욕 매거진은 “트럼프는 극적 효과를 위해 다음 달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러닝메이트인 부통령을 공개하기로 맘을 먹었다”며 “루언다우스키가 별다른 계획이 없다는 데 트럼프는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루언다우스키는 이와 관련 이방카, 매나포트와의 갈등설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경질 이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방카와 관계가 좋았다면서 “매나포트와 잘 지냈다. 매나포트의 영입은 선거캠프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루언다우스키의 얘기와는 달리 이방카와의 갈등이 경질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면 그의 공백으로 트럼프 사위이기도 한 쿠시너가 캠프 내에서 실세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경질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을 봤을 때 이미 트럼프 캠프에서 활동하는 쿠시너의 역할이 크게 두드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5월 쿠시너에게 매나포트 등과 함께 정권 인수위원회를 꾸리는 중책을 맡긴 바 있다.
루언다우스키의 공백은 매나포트 등이 메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갑작스러운 경질 결정에 캠프가 혼란에 빠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트럼프 캠프의 한 관계자는 “누가 캠프를 운영하는지 확실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며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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