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11만채 피해…2012년 허리케인 샌디 이래 ‘최악의 재해’
미국 루이지애나 주 남부의 홍수 사태는 지난 2012년 허리케인 샌디 이래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전망이다.이번 홍수 사태로 가옥 11만 채 이상이 직·간접적 침수 피해를 봤으며, 주택침수 피해액만 207억 달러(23조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브래드 커저먼 적십자사 재난 부문 부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루이지애나 주에서 피해 복구비용으로 최소 3천만 달러(약 336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만여 명의 주민이 전 재산을 잃고 도움을 바라고 있다”면서 “피해 규모가 명확히 드러나면 복구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폭우로 루이지애나 주 9개 패리시(카운티처럼 시를 묶은 행정구역)에서 13명 이상이 사망했다.
존 벨 에드워드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기록적인 폭우 사태로 가옥 4만 채가 파손됐으며, 7천여 명이 현재 긴급 대피소에 머물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 주 정부는 전체 64개 패리시 중 절반에 육박하는 30개 패리시에 주 차원의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배턴 루지 상공회의소가 9개 패리시에서 홍수 피해 조사를 해보니 가옥 11만 채 이상이 직·간접적 침수 피해를 봤으며, 피해액이 207억 달러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배턴 루지 상공회의소 측은 “홍수 사태로 인한 총 재산피해 규모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지만,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2년 10월 미국 22개 주를 강타하고 뉴저지와 뉴욕 등 동북부 일원에 큰 피해를 안긴 허리케인 샌디는 22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피해액 규모는 집계 기관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미국 연방 재난관리청(FEMA)의 자료를 인용해 CNN 방송이 전한 내용을 보면 샌디로 인한 홍수 피해액은 83억 달러(9조2천960억 원)에 달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남긴 홍수는 2005년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를 휩쓴 허리케인 카트리나다. 피해액은 163억 달러(18조2천560억 원)로 평가됐다.
실제로 루이지애나 남부 홍수는 허리케인 샌디와 카트리나가 남긴 피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지역 일간지 애드버킷에 따르면 홍수가 발생한 주도(州都) 배턴 루지에서만 사업체 7천여 곳이 침수 피해를 봤다. 홍수 피해가 가장 극심한 리빙스턴 패리시는 전체 가옥의 86.6%가 물에 잠겼다.
문제는 9개 패리시에 거주하는 주민들 상당수가 재난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주택 복구에 드는 자금 부족에 따른 경제난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침수 피해가 큰 배턴 루지와 라파예트 지역에서 재난보험에 가입한 가구 수는 12%, 1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수천 명이 돈이 없어 주택 복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루이지애나 주 정부는 이재민들이 장기간 머물 대피소를 늘리는 한편 이동용 임시 주택을 보급할 예정이지만, 6천여 명에 이르는 이재민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FEMA에 지원을 요청한 주민은 8만 명 이상, 미국 해안경비대와 주 방위군이 구조한 인원은 3만 명 이상이다.
FEMA는 1천100명의 응급 요원을 현장에 투입하고 생수 65만ℓ를 주민에게 나눠줬다. 국방부와 FEMA는 비상식량 81만2천 개도 배포했다.
적십자사는 식량과 간식 제공으로 150만 달러를 지출했다. 주 방위군 3천650명이 복구 지원에 배치됐다.
크레이그 푸게이트 FEMA 청장이 17일 루이지애나 주에 도착해 복구 진두지휘에 나섰고, 제이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도 18일 현장을 방문해 지원 인력을 격려했다.
여름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FEMA 청장에게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 복구를 지원하라”고 당부하고 루이지애나 주 21개 패리시를 연방 차원의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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