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역사에 세계적 명성 러시아군 공식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시리아로 향하다가 흑해에서 추락한 러시아 국방부 투폴례프(Tu)-154 항공기에는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러시아군 공식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이 타고 있었다.당초 ‘붉은군대 노래 앙상블’로 불리던 합창단은 소련 붕괴 후인 1998년 이후 창립자의 이름을 따 ‘알렉산드로프 러시아군 가무 아카데미 앙상블’이 공식 명칭이 됐다. 그러나 옛 이름을 살려 여전히 ‘붉은 군대 합창단’으로 불리기도 한다.
9명의 솔리스트와 남성 합창단, 오케스트라, 혼성 무용단 등으로 구성된 180여 명의 앙상블은 러시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군가나 민요, 오페라, 대중음악 등을 공연하며 명성을 날려왔다.
‘볼가강 뱃사공의 노래’, ‘카튜샤’, ‘칼린카’, ‘아베 마리아’ 등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노래들이 대표적 레퍼토리다.
이 합창단은 옛 소련 초기인 1928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 교수이자 작곡가인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프가 12명의 단원으로 창단했다.
1930년대 중반에 이미 300여 명의 단원을 자랑하는 거대 합창단으로 성장한 앙상블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전장의 부대를 방문해 병사들을 위해 1천500여 회 이상의 공연을 하며 군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유고슬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등의 전장에서도 공연했다. 전(前)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를 위해 교황청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십 차례 공연을 펼쳐 외국에서도 널리 명성을 얻었다.
합창단은 지난해 9월부터 시리아 공습작전을 위해 현지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기지에 주둔 중인 자국 공군들을 위한 새해맞이 축하 공연을 하러 가다 변을 당했다.
이번 사고로 예술감독이자 지휘자인 발레리 할릴로프 중장을 포함 64명의 단원을 잃었다.
단원 가운데는 여러 이유로 공연단에 참여하지 못한 3명을 제외한 단원 모두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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