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위키 폭로’ 매닝 일병 감형…35년형→7년형

오바마, ‘위키 폭로’ 매닝 일병 감형…35년형→7년형

입력 2017-01-18 10:15
수정 2017-01-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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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석방…수감 중 남성→여성으로 성정체성 변경

2010년 미국 기밀 자료를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건네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은 첼시 매닝 전 미군 일병이 감형 조치를 받았다.

1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캔자스 주 포트레번워스 교도소에 복역 중인 매닝의 남은 형기를 대폭 감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35년형이 7년형으로 감형되면서, 애초 2045년에 교도소를 나올 예정이었던 매닝은 오는 5월 17일 석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 매닝을 포함해 재소자 209명의 형을 감형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비밀공작 관련 정보 유출 수사 과정에서 위증죄로 기소된 제임스 카트라이트 전 합참의장 등 64명을 사면했다.

매닝은 2009∼2010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정보 분석병으로 근무하면서 전쟁 관련 비디오와 기밀문서 수십만 건, 미국 국무부 외교 전문 등을 위키리크스에 유출한 혐의로 35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위키리크스와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매닝이 빼낸 기밀문서를 폭로해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매닝은 감형을 신청하면서 “전례 없는 극단적인 형인 35년형을 선고받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그 (기밀) 자료를 공개하기로 한 내 결정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내가 한 일을 변명한 적이 없으며, 유죄인정합의(plea agreement)의 보호 없이도 죄를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첼시 매닝은 군 사법제도의 정당한 법 절차를 밟아 죄에 대한 형을 선고받았으며 잘못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매닝은 2013년 형을 선고받고서 생물학적 남성인 자신의 성 정체성을 여성이라고 밝힌 뒤 여성으로의 성전환 수술을 받게 해달라고 군 당국에 요청해왔다. 그는 교도소에서 두 차례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여성임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교도소에서 머리를 기르고 화장을 하며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국방부 승낙을 받았다. 브래들리 매닝에서 첼시 엘리자베스 매닝로 이름을 바꿔달라는 개명 신청도 허가받았다.

이번 감형 조치는 군이 경험이 없는 성적 정체성 관련 치료를 요구해온 매닝을 감옥에서 관리해야 하는 국방부의 부담도 덜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트위터 공식 계정에 매닝의 감형을 ‘승리’라고 표현하며 환영했다. 위키리크스 창립자 어산지도 트위터를 통해 “첼시 매닝의 사면을 위해 힘쓴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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