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입고 법정선 저커버그, “VR기술 안 훔쳤다” 증언

정장 입고 법정선 저커버그, “VR기술 안 훔쳤다” 증언

입력 2017-01-18 11:17
수정 2017-01-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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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가상현실(VR)과 관련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의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했다.

1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날 댈러스 연방지방법원에 출두해 수 시간 동안 원고 측 변호사와 공방을 벌였다. 청바지와 티셔츠를 고집했던 평소의 옷차림과는 달리 짙은 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한 모습이었다.

그가 증언대에 오른 것은 2014년 페이스북이 VR 스타트업인 오큘러스와 인수를 협의하던 시기에 비디오게임 회사인 제니맥스가 VR 관련 기술을 도용했다며 오큘러스를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제니맥스에 인수된 id 소프트웨어의 유명 게임 개발자로, 현재는 오큘러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존 카맥이 전 직장에서 개발한 컴퓨터 코드를 오큘러스의 VR 관련 기술에 사용했다는 것이 원고 측의 주장이다.

저커버그는 “원고 측 주장이 허위라고 믿기 때문에 증언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원고 측의 영업기밀 도용주장을 시종일관 부인했다.

원고 측 변호인이 “기술을 개선한다고 당신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 오토바이를 훔쳐 페인트를 칠하고 벨을 단다고 해서 당신 오토바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따지자 저커버그는 “오큘러스 기술이 남의 것을 기초로 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저커버그는 원고 측을 기회주의자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는 “당신이 대단한 것을 발표하면 사람들이 작업실 밖으로 나와 그중 일부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은 대단히 흔하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소송의 중심에 서 있는 카맥이 전 직장에서 개발한 컴퓨터 코드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가 공유하는 코드는 없다”면서 “오큘러스 제품은 오큘러스의 기술을 토대로 만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충분한 실사를 하지 않았다는 원고 측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저커버그는 수개월 동안 조사했고 인수 당시에 오큘러스를 상대로 한 영업기밀 도용주장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페이스북이 이번 소송에서 지면 VR 사업에서 결실을 거두는 것은 한참 뒤의 미래로 후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VR 기술은 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었지만 오큘러스의 리프트 등 VR 헤드셋 판매 실적은 가격이 높은 데다 콘텐츠가 제한적인 탓에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2006년에 하버드 대학 동창에게 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 저커버그가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이 동창생의 지식재산권을 고의로 훔쳤다는 게 동창의 주장이었다.

당시 소송은 이번과 달리 비공개로 진행됐고 결국은 저커버그가 6천500만 달러(약 760억 원)를 물어주면서 합의 형태로 종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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