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대’ 여성 행진, 워싱턴에 50만 최다 인파 몰려

‘트럼프 반대’ 여성 행진, 워싱턴에 50만 최다 인파 몰려

입력 2017-01-22 10:54
수정 2017-01-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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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취임식 인파에 육박 “증오와 분열집단이 권력잡아” 세계 곳곳서 300만 시위 동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반대하는 여성 시위 행렬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미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수십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反) 트럼프 여성 행진’ 행사가 열렸다.

추운 날씨 속에서 행사가 열린 내셔널 몰에는 50만 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많은 참석자는 행사 상징인 핑크 니트 모자를 썼다.

행진에 앞서 민주당 소속의 커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을 비롯해 영화배우 스칼릿 조핸슨, 팝 디바 마돈나, CNN방송 정치해설가 밴 존스, 작가 재닛 목 등이 무대에 올라 연설했으며, 얼리샤 키스 등 가수들의 축하공연도 오후까지 이어졌다.

행사를 주최한 ‘우먼스 마치’(여성 행진) 공동 집행위원장인 타미카 말코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대선 구호에 빗대 “이 자리에 온 여러분이 없이는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꼬마’ 이민운동가 소피 크루즈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우리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왔다”며 “우리의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영화배우이자 활동가인 아메리카 페레라는 “우리의 존엄과 인격, 권리가 공격받고 있으며 증오와 분열의 집단이 어제 권력을 이양받았다”며 “대통령도, 그의 내각도, 의회도 미국이 아니다. 바로 우리가 미국이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연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멕시코계, 무슬림계 인권을 무시하는 발언을 성토했다.

오후부터 시작된 거리 시위 행렬은 의사당 부근 3번가에서 인디펜던스 애비뉴와 콘스티투션 애비뉴를 따라 백악관 방향으로 수 킬로미터에 걸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인근 주요 도로도 인파로 넘쳐났다.

참석자들은 ‘트럼프는 사라지라’(Trump has got to go) ‘여성인권도 중요하다’, ‘트럼프 반대, KKK(백인우월주의 단체) 반대, 파시스트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여성행진 행사를 적극 지지하며 격려를 보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위터에 “우리의 가치를 위해 일어서고, 말하고, 행진하는 것은 어느 때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함께하면 더 강하다’는 그의 대선후보를 함께 적었다.

CNN, NBC방송 등은 거리 행진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근래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시 공공안전 담당 부시장 케빈 도나우는 트위터에서 “행사에 50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애초 내셔널 몰 공원 당국이 예상한 20만 명보다 배 이상 많은 수치다.

AP통신은 “이날 새벽부터 워싱턴 시내 주요 지하철 이용자가 급증해 일찌감치 대규모 행사가 예상됐다”며 “행사 참석인원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인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 지하철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지하철 이용객은 27만5천 명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전날 같은 시각의 19만3천 명을 크게 앞질렀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여성 시위는 워싱턴DC와 뉴욕, 시카고, 보스턴, 애틀랜타 등 미국뿐 아니라 영국, 체코,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호주와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도 벌어졌다.

행사 주최 측은 세계 곳곳에서 열린 행사에 총 300만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행진에서는 예상한 15만 명보다 훨씬 많은 군중이 몰리자, 주최 측이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며 오히려 참가자들에게 시위를 자제하고, 대신 노래와 춤을 즐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뉴욕 시위는 트럼프의 집이 있는 맨해튼 트럼프타워 앞에서 펼쳐졌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행진했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참석자들이 핑크 모자를 쓰고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프라하 시내에서 진행된 행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상화가 함께 등장했으며,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피켓과 구호가 나왔다.

참석자 세린 칸켄은 “증가하는 증오(범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행사를 조직한 로타 큘렌스트나는 “트럼프의 메시지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일에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시애틀, 댈러스 등 미국 곳곳에서 반트럼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특히 워싱턴DC에서는 폭력 사태가 벌어져 경찰 6명이 부상하고 시위 참가자 217명이 체포됐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과 버스 정류장 창문을 부수고, 차량에 불을 질렀으며, 경찰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에 대응해 최루액과 연막 기기, 섬광탄 등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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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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