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관리들 “미얀마軍, 로힝야족 1천명 이상 죽였을 것”

유엔 관리들 “미얀마軍, 로힝야족 1천명 이상 죽였을 것”

입력 2017-02-09 09:54
업데이트 2017-02-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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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이 로힝야족을 상대로 다중살인과 성폭행, 방화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보고서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가운데, 이번에는 로힝야족 사망자가 1천 명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방글라데시에서 활동하는 2명의 유엔 기구 관리는 9일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이 맞은 위기 상황이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사망자 수 역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엔 관리는 “지금까지 거론된 (로힝야족) 사망자는 수백 명이지만 이는 과소평가된 것”이라며 “지난 4개월간 확인된 증언을 고려하면 아마도 사망자 수는 1천 명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엔의 고위관리도 로힝야족 수백 명이 죽었을 것이라는 OHCHR의 보고서는 200여 명의 난민을 인터뷰해 나온 추정치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는 미얀마군의 집계를 근거로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 수가 100명 미만일 것이라는 미얀마 정부의 발표와는 큰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저 타이 미얀마 대통령실 대변인은 “유엔 관리가 주장하는 사망자 규모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다. 그 근거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얀마군은 지난해 10월 9일 무장괴한에 의한 경찰초소 습격사건으로 경찰관 9명이 목숨을 잃자, 무장세력 토벌을 빌미로 서부 라카인주의 로힝야족 거주지를 봉쇄하고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나섰다.

로힝야족 난민과 인권단체는 이 과정에서 군인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방화와 성폭행, 고문, 불법체포 등을 저지르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유엔은 이 과정에서 9만2천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7만 명 가량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것으로 집계했다.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왔으나, OHCHR은 난민 241명의 증언을 토대로 미얀마군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상대로 다중(多衆) 살인과 집단 성폭행, 방화를 저질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3일 발표했다.

이후 로힝야족 사태를 방관하는 미얀마 정부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도 이에 대한 깊은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이런 비난여론 속에 미얀마 정부도 8일 로힝야족 학살 주장에 대한 조사를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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