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의문 세가지…누가 왜 지금 국제공항에서?

김정남 암살 의문 세가지…누가 왜 지금 국제공항에서?

입력 2017-02-15 22:36
업데이트 2017-02-1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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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배후는 북한인데 용의자는 베트남 여권소지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살해된 지 이틀이 지나면서 용의자 1명이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 등 수사에 진전을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왜 지금,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을 살해했는지 많은 부분이 아직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 실제로 북한의 소행이 맞을까 = 김정남은 현지시간 13일 오전 9시께 자신이 사는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려고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2청사에 왔을 때 2명의 아시아계 여성이 그에게 다가와 이 가운데 한 명이 신체를 접촉한 뒤 곧 숨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15일 오전 8시 20분 이 둘 가운데 한 명을 공항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 여성이 사건 당시 공항 CCTV에 얼굴이 찍힌 여성이며 1988년생이고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북한 및 베트남 외교관들과 함께 이 여성이 베트남 국적자가 맞는지 조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체포된 여성 외에도 다른 여성 1명과 남성 4명을 용의자로 추적하고 있다.

아직 이들 용의자가 김정남이나 북한 등과 어떤 관계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 공작원이 국적을 세탁했거나 위조 여권을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원은 이번 살인을 북한 김정은의 ‘스탠딩 오더’(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주문)에 따라 정찰총국 등 북한 정보당국이 실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다만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용의자 여성 2명을 ‘아시아계 여성’이라고만 표현했을 뿐 북한 공작원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 왜 하필 지금 살해됐을까 = 이 원장은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암살의 타이밍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김정은 집권 이후 오랜 스탠딩 오더가 집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12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튿날 김정남 암살까지 단행해 더욱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암살 시점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또 “(이번 암살은) 김정남이 자신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김정은의) 계산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김정남의 한국 망명 시도가 이번 암살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주간경향 최근호는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2012년 국정원이 김정남을 데려오기로 했는데 김정남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기를 원했다면서 김정남의 정보가치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미국과 특별한 대우를 원했던 김정남의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 정부도 김정남의 요구와 제공할 수 있는 것의 간극이 워낙 커 막판에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의 직접적인 승인이나 동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며 “김정은이 최근 국내 언론의 2012년 김정남 망명 시도 보도를 접하고 격분해 김정남 암살을 지시했거나 김정남이 망명을 시도해 김정은이 그것을 막고자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병호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간담회에서 김정남의 망명 신청 여부에 대해 “없었다. 이전에도 없었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 왜 사람많은 말레이 공항에서 살해됐나 = 김정남은 지난 6일 말레이시아로 들어가 일주일간 머무르다 후처와 자녀들이 있는 마카오로 돌아가려고 공항에 간 날 살해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중국의 통제력이 미치는 마카오를 피해 말레이시아를 암살 장소로 택했다고 분석한다.

이 원장도 마카오의 김정남 가족은 중국 당국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사건 장소인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2청사는 주로 저가항공사들이 있는 곳으로 종일 사람이 끊이질 않고 붐비기에 암살이 쉬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여성 2명이 범행 후 사라지고, 김정남이 “몸 상태가 안 좋다”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누구도 범인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현지 공항의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쿠알라룸푸르 공항 자체의 보안은 테러 위협에 대한 보안이 굉장히 엄격하지만 입출국 과정이 인파가 몰린 공항 내 상황과 관련해선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 입출국장이 같아 마카오로 가기 위해 출국장에 있던 김정남을 공격하고서 곧바로 출국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김정남이 왜 말레이시아에 왔는지, 피살되기까지 말레이시아에서 무엇을 했는지 등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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