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의원 “남편의 섹스 요구 거절하는 것도 폭력”

말레이시아 의원 “남편의 섹스 요구 거절하는 것도 폭력”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7-27 15:59
수정 2017-07-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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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집권 여당의 한 의원이 정신나간 소리를 했다. “여성들이 남편의 섹스 요구를 거절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남편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했다.

집권 바리산 나시오날 연맹(BNC)의 체 모하마드 줄키플라이 주소흐(58) 의원은 지난 26일 가정폭력을 단죄하는 법률을 개정하는 문제에 대한 의회 공청회 도중 남성들이 물리적 폭력보다 감정적 폭력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신체적으로 강하다고 말하지만 아내들이 남편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상처주고 괴롭히는 일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테렝가누주 출신이 체 의원은 “아내들은 종종 남편들을 저주하곤 하는데 이게 감정적 폭력이다. 남편을 욕보이거나 섹스 요구를 거절한다. 이 모든 것들이 심리적이고도 감정적인 폭력 유형”이라고 말했다.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은 개정안이 가정폭력 희생자들을 더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여전히 샤리아 종교재판에서 허락을 받으면 무슬림 남성들은 4명까지 아내를 합법적으로 거느릴 수 있다.

체 의원은 이날 의회 토론을 통해 무슬림 남성이 두 번째 아내와 결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직 총리의 딸인 여성운동가 마리나 마하티르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마리나는 AFP통신에 “여자와 결혼하면 그녀의 몸을 소유한다는 주장은 낡아빠졌다. 이제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여자도 섹스하지 않겠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 여자가 그렇게 말하니 남자가 유린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밝혔다. 마리나는 페이스북에 이 기사를 공유하며 “그리고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이 나라를 이끌게 놔둬야 할까?”라고 물었다. 많은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원시적인 정신상태”를 갖고 있다고 공박했다. 샤르카위 루는 “사회 질환과 부패가 먼저 다뤄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의원들은 나중에 성상담을 받아봐야 한다”고 질타했다.

고페나탄 마다벤은 “여자들은 성적 도구가 아니다”며 “그네들의 감정을 존중하고 함께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내를 넷이나 거느린 건 정말 미친 짓이다. 여자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레이첼 구는 정부의 신뢰성을 들먹였다. “이렇게 깨치지 못한 사람이 이 나라를 대표하도록 우리가 왜 세금을 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지난 4월에도 같은 여당의 다른 의원이 성폭행 피해 여성은 가해자와 결혼하는 게 좋다고 발언해 사람들을 경악시켰던 일을 상기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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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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