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격돌 D-2…민주 후보 명암 가를 승부처, 관전포인트는

뉴햄프셔 격돌 D-2…민주 후보 명암 가를 승부처, 관전포인트는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2-09 14:05
업데이트 2020-02-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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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부티지지 또 이변 만들지 주목…1차 경선후 무서운 상승세샌더스 낙승하며 ‘텃밭’ 지킬까…‘언더독’ 바이든 반전 계기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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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 로이터 연합뉴스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2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9일(현지시간)로 이틀을 남겨놓고 있다.

11일 치러지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3일 열린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와 함께 대선 풍향계라고 불릴 정도로 초반 경선 구도와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승부처로 불린다.

아이오와 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예상을 깨고 박빙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뒤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당초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양강 대결로 예상된 판도를 일거에 뒤집는 결과여서 뉴햄프셔 결과가 중요성을 더하게 됐다.

부티지지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샌더스 상원 의원이 ‘텃밭’ 뉴햄프셔에서 낙승할지, 1차 경선에서 4위로 추락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같은 날 치러지는 공화당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승에 이견이 없어 형식적인 절차가 될 전망이다.

◇‘최대 이변’ 부티지지 돌풍 이어갈까 = 첫 경선인 아이오와에서의 최대 수혜자는 뭐니 뭐니 해도 부티지지다. 그는 경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와 격차가 나는 3~4위권이었지만 일약 1위로 발돋움하며 ‘부티지지 돌풍’을 점화했다.

부티지지는 1차 경선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서운 상승 기류를 타며 뉴햄프셔주에서도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WBZ-TV와 보스턴글로브, 서퍽대학이 공동으로 실시해 지난 7일 발표한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부티지지는 25%의 지지율을 얻어 24%인 샌더스를 오차범위에서 앞섰다. 이들 기관은 최근 들어 매일 업데이트된 여론조사를 공표하는데, 오차범위지만 부티지지가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CNN 방송이 지난 4~7일 뉴햄프셔대학 서베이센터를 통해 민주당 성향 유권자 365명을 설문한 조사에서는 샌더스 28%, 부티지지 21%였다. 샌더스가 앞섰지만 이 역시 오차범위 내였다.

부티지지의 성적표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이든을 대체할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다. 두 주자 모두 중도 표심을 공략하고 있는데, 아이오와 경선 전만 해도 바이든이 중도의 대표주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티지지가 2연승을 달리거나, 바이든과 상당한 격차를 낼 경우 이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

◇‘텃밭 경선’ 샌더스, 4년 전 처럼 낙승할까 = 뉴햄프셔는 샌더스의 지역구인 버몬트주와 붙어 있다. 2016년 경선 때 60.1%의 득표율로 37.7%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을 무려 22.4%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낙승한 ‘텃밭’이나 다름없다.

뉴햄프셔 경선은 샌더스가 상당한 우위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1차 경선에서 승리한 부티지지가 맹추격전을 펼치는 여론조사가 속속 나와 샌더스로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샌더스 캠프는 당초 1차 경선 승리 후 뉴햄프셔의 대승을 통해 초반에 기선을 확실히 제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부티지지가 1차 경선에서 승리하는 바람에 일단 차질이 빚어진 모양새다.

그러나 아이오와 경선에서 26.2% 대 26.1%로 불과 0.1%포인트로 뒤져 패배라고 보긴 어렵다. 더욱이 개표 공정성 시비까지 불거지자 샌더스는 자신이 아이오와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샌더스는 뉴햄프셔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뿐만 아니라, 큰 승리를 통해 ‘부티지지 바람’을 잠재우고 ‘샌더스 돌풍’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언더독’ 자처한 바이든 반전 계기 만들까 = 뉴햄프셔의 선전이 가장 절실한 주자는 바이든이다. 아이오와 경선에선 1위 후보라는 예상과 달리 4위로 주저앉았다. ‘대세론’으로 불리던 주자의 성적치고는 처참함 그 자체였다. 따라서 바이든으로선 뉴햄프셔에서 존재감을 회복하는 것이 과제다.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CNN 조사에서 11%로 3위를 기록했고, WBZ-TV와 보스턴글로브 등 조사에서는 11%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까지 밀린 4위였다. 1차 경선 후 지지율이 빠져 이전 많은 여론조사에서 차지한 2위 자리를 뺏긴 결과다.

바이든은 1차 경선의 충격적 패배 이후 뉴햄프셔 기대치를 낮추려는 인상이다. 바이든은 8일 자신을 뉴햄프셔에서 ‘약체’(underdog)라고 지칭했고, 캠프에서는 3위만 해도 잘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2차 경선에서도 참패할 경우에 대비해 충격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캠프는 3차 네바다에서 선전한 뒤 흑인 표가 많은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 압승을 통해 반전 포인트를 마련한다는 목표지만, 뉴햄프셔에서 부진함을 면치 못한다면 이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압승 예상…하나 마나 한 경선 = 공화당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하나 마나 한 경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뉴햄프셔 유세를 벌이는데, 이는 당내 경선용이 아니라 민주당 견제용이라고 불릴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무려 97.1%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대항마를 자처한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3%, 빌 웰드 전 하원 의원은 1.1%에 불과했다.

더욱이 웰드 전 의원은 1차 경선 후 경선 중단을 선언해 뉴햄프셔 경선은 사실상 트럼프 추대식에 버금갈 정도의 일방적 결과 속에 어느 정도 득표율을 올릴지가 더 관심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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