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렌 파킨
캐스퍼 로스테드 최고경영자(CEO)가 후임자를 찾을 때까지 파킨의 역할을 맡는다고 회사가 밝혔다. 아디다스 입사 23년차인 파킨은 2014년 전세계 인사를 담당하면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이 회사 6명의 이사진에 합류했다.
파킨의 낙마는 지난 5월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에 했던 인종차별에 대한 경솔한 발언 탓이었다. 파킨은 지난해 아디다스가 소유한 미국 보스턴 리복 본사에서 열린 전체 직원과의 회의에서 인종 차별과 관련해 미국에서 논의되는 “소음(noise)”이며 회사에는 인종차별주의 관련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이런 발언에 대해 직원들이 인종차별이라며 회사에 조사를 요구했다고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아디다스의 신제품 러닝화 알파바운스.
파킨의 발언이 회사 통신망에 게재된지 3일 만에 직원 수십명은 파킨에게 더 진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일부는 파킨의 발언은 “사과가 아닌 사과(non-apology apology)”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회사가 흑인과 히스패닉 종업원들을 더 많이 고용할 것과 함께 미국 흑인 커뮤니티에 더 많은 기부를 요구했다. 이에 회사는 2025년까지 흑인 커뮤니티에 1억 2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아디다스와 리복의 새로운 자리에 흑인과 히스패닉을 30%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디다스 경영진의 무기력한 대응을 비판하는 편지를 써보냈던 디자이너 쥴리아 본드는 “파킨의 퇴사는 말하자면 희생양”이라며 “회사는 원인 치유가 아니라 대증요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