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력” 대화 물꼬 텄지만… 대만엔 충돌, 인권·무역엔 평행선

미중 “협력” 대화 물꼬 텄지만… 대만엔 충돌, 인권·무역엔 평행선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11-16 21:06
수정 2021-11-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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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세기의 회담’

美 “하나의 중국 지지… 대만 평화 희망”
中 “대만, 불장난하면 타 죽어” 격한 반발
美, 홍콩 등 인권·경제 관행 우려도 거론
신냉전 반대 개선 의지…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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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화상으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오른쪽 네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왼쪽 화면에 등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오른손을 흔들고 있다. 3시간 14분간 이어진 회담은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0개월 만에 열렸다. 두 정상은 그동안 두 차례 통화했지만 화상으로나마 양자 회담을 위해 얼굴을 맞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16일 화상으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오른쪽 네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왼쪽 화면에 등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오른손을 흔들고 있다. 3시간 14분간 이어진 회담은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0개월 만에 열렸다. 두 정상은 그동안 두 차례 통화했지만 화상으로나마 양자 회담을 위해 얼굴을 맞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세기의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아킬레스건인 대만 문제로 충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했지만 베이징의 무력 통일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반면 시 주석은 대만의 독립 움직임에 ‘레드라인’(한계선)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필요시 응분의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맞섰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대만 해협에 걸쳐 현상을 변경하거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행동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의 비전을 이루려 하겠지만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레드라인을 돌파하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만 당국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고 미국의 일부 인사는 의도적으로 ‘대만으로 중국을 견제’한다”며 “이런 추세는 매우 위험하다. 불장난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고 격하게 반발했다.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임을 인정할 테니 대신 무력 통일 시도를 포기하라’고 요구한 반면 시 주석은 ‘평화적 방법을 우선시하겠지만 대만의 태도에 따라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답한 것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대만 문제를 놓고 두 정상 간 추가 토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신장과 티베트, 홍콩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경제 관행에서 미국의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도 분명히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반면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미 경제무역의 본질은 상호 공영이다. 양국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두 나라는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갈등에 제동을 걸고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의 체제를 바꾸거나 동맹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과 대립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중국과 충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취임 후 국제사회에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해 중국을 대놓고 견제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시 주석도 “중미는 바다를 지나는 2척의 거선”이라며 “양국은 풍랑을 견디기 위해 키를 꼭 잡고 항로 이탈이나 충돌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정례브리핑에서 정상회담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중미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신냉전에 반대한다는 공감대도 이뤘다. 미국도 양국 관계를 망쳐서는 안 된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두 나라의 극한 대립이 물리적 충돌로 번져 새로운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등 눈앞에 닥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두 나라가 손을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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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두 나라 모두 내년에 대형 정치 행사를 치러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가도의 향방을 가를 의회 중간선거(11월)를 앞두고 있다. 시 주석도 자신의 3연임(장기집권)을 확정할 제20차 전국대표자대회(10월)를 거쳐야 한다. 당분간은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이 득 될 것이 없는 상황이다.
2021-11-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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