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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는 이렇게’ 사육사 시범에 성공한 오랑우탄 ‘초보 엄마’

‘모유 수유는 이렇게’ 사육사 시범에 성공한 오랑우탄 ‘초보 엄마’

김기성,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4-03 09:55
업데이트 2023-04-0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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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14살 오랑우탄 ‘조이’
생후 9개월 만에 엄마 잃어 보살핌 경험 못 해
첫 새끼 ‘타비’ 끝내 사육사들 손에 길러져
둘째 생기자 유튜브 영상과 시범 등 보여줘
초보 엄마 사육사의 시범 보고 수유 따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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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하는 오랑우탄 ‘조이’.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홈페이지
수유하는 오랑우탄 ‘조이’.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홈페이지
이른 나이에 엄마를 잃어 양육방식을 경험해보지 못한 오랑우탄이 사육사의 시범을 보고 마침내 모유 수유에 성공한 사연이 공개됐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버지니아주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에서 지내는 14살 오랑우탄 조이가 사육사의 시범을 보고 새끼 오랑우탄에게 젖을 먹이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동물원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조이는 출생 9개월 만에 엄마를 잃고 한 번도 오랑우탄의 양육방식을 경험하거나 보지 못한 채 2021년 첫 새끼 ‘타비’를 낳았다.

‘초보 엄마’였던 조이는 타비를 멀찍이 떨어진 나무에 두고 수유하려 하지 않았고, 사육사들이 동물 인형으로 여러 시범을 보였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사육사들이 눈앞에서 타비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타비를 물건인 양 두 손에 들고 다니기만 했다. 결국 사육사들은 타비를 조이에게서 떼어내 직접 돌보기로 결정했다.

그런 조이가 지난해 4월 둘째를 가지게 되자 사육사들은 조이의 모성 본능을 일깨워주기 위해 갖은 방법을 총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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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 ‘조이’의 책임사육사 제시카 그링이 오랑우탄 인형을 매고 조이에게 양육방식을 보여주는 모습.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홈페이지
오랑우탄 ‘조이’의 책임사육사 제시카 그링이 오랑우탄 인형을 매고 조이에게 양육방식을 보여주는 모습.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홈페이지
사육사들은 조이의 우리 안에 40인치 텔레비전을 설치해 오랑우탄의 출산과 육아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틀어줬다. 또 사육사들이 오랑우탄 인형을 안은 채 바닥을 기어 다니고 비스킷을 먹는 등 어미 오랑우탄의 양육방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이가 지난해 12월 마침내 둘째를 낳았을 때는 실제 갓난아기를 돌보고 있는 휘틀리 터너 사육사가 중책을 맡았다.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에서 3년간 사육사로 일한 터너는 생후 4개월 된 아들 케일럽을 동물원에 데려와 조이 앞에서 직접 모유 수유 시범을 보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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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의 사육사 휘틀리 터너가 오랑우탄 ‘조이’의 사육장 앞에서 자신의 생후 4개월 된 아들 케일럽에게 수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케일럽과 조이의 새끼, 자기 가슴과 조이의 가슴을 번갈아 가리키며 수유 시범을 보였다.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홈페이지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의 사육사 휘틀리 터너가 오랑우탄 ‘조이’의 사육장 앞에서 자신의 생후 4개월 된 아들 케일럽에게 수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케일럽과 조이의 새끼, 자기 가슴과 조이의 가슴을 번갈아 가리키며 수유 시범을 보였다.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홈페이지
터너는 조이가 사는 구역의 울타리 바깥에 주저앉아 케일럽과 조이의 새끼, 자기 가슴과 조이의 가슴을 번갈아 가리키며 차근차근 시범을 보여나갔다.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던 조이는 터너의 시범이 끝나고 하루가 채 안 돼 처음으로 젖을 물리기 시작했다.

동물원 측은 현재까지도 조이가 새끼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있으며, 수유할 때도 새끼가 내는 소리에 따라 자세를 바꾸는 등 능숙하게 육아를 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오랑우탄이 인간 행동을 모방해서 배우는 모습은 드물지 않다고 밝혔다. 동물원 책임 사육사 제시카 그링은 “(오랑우탄이) 유인원 가운데 가장 지능이 높은 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라며 “이해하고 배우는 능력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랑우탄은 수컷 몸무게가 350파운드(약 160㎏)에 달하며, 야생에서는 일반적으로 엄마와 아기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엄마 오랑우탄은 새끼가 8살이 될 때까지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고, 다 큰 오랑우탄도 때때로 엄마를 만나러 가곤 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기성 인턴기자·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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