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자료사진
아니고, 1993년 중국 시트콤 ‘우리 가족 사랑해’에 출연했던 배우 게유(葛優, 65)다. 그래도 모르겠다고?
아래 사진을 보면 ‘아 이 사람’ 할 것이다. 소파에 축 늘어져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하는 사람, 2016년에 중국 온라인에 탕핑(躺平, 편히 눕다, lying flat) 밈(meme)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바로 그 배우다.
트위터 캡처
그가 대단한 법률 지식과 수완이 있었나 보다 싶겠지만 아니다. 은근과 끈기가 이룬 성과였다. 그가 이듬해부터 지난 6년 동안 제소한 기업은 544곳이었다. 승소률이 무려 99.6%였다. 그가 직접 제소하지 않은 분쟁까지 포함하면 게유의 사진과 관련된 소송은 600건을 넘긴 것으로 중국 법원 기록 아카이브에 나와 있단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그가 승소해 손에 쥔 돈이 50달러가 채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는 것이다. 티끌을 모아 태산을 이뤘다는 얘기인 셈이다.
탕핑 밈
탕핑 밈
탕핑 밈
중국 잡지는 그 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일 톱 10에 꼽았다. 젊은이들이 탕핑에 사로잡혔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앞다퉈 마케팅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 활용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사는 게유처럼 편안하게 몸을 누일 수 있는 좌석을 만들었다고 광고했다.
이에 따라 게유는 은행, 연예업체, 정보통신 기업, 생활용품 제조사, 심지어 항공사까지 제소했다.
당연히 중국 누리꾼들은 반색했다. 웨이보에 올라온 글은 “이제 누워 있어도 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거나 “큰삼촌 게유는 여전히 탕핑과 돈 버는 일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커다란 돈을 만지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예를 들어 ‘재앙 소녀’로 통하는 조 로스는 2021년 자신의 얼굴 사진이 밈 열풍을 이끌자 NFT 경매에 부쳐 50만 달러를 손에 넣었다. 지난 1월에도 ‘뽀빠이 꼬마’로 불리는 Dieunerst Collin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 파파이스와 정식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인사이더는 게유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즉각 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