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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밀유출 ‘21세 군인’ 체포 장갑차까지 등장…징역 수백년도 가능

美기밀유출 ‘21세 군인’ 체포 장갑차까지 등장…징역 수백년도 가능

김기성, 이범수 기자
입력 2023-04-14 11:08
업데이트 2023-04-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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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등 美 기밀 유출한 현역 군인 체포
무장 요원·장갑차 동원…무력 충돌은 없어
스파이방지법 위반 협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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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현역 공군 소속 군인 잭 테세이라(21)와 미 국방부 펜타곤. 2023.4.13. 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현역 공군 소속 군인 잭 테세이라(21)와 미 국방부 펜타곤.
2023.4.13. AFP 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이 유출된 온라인 채팅 서비스 대화방을 운영한 현역 군인을 체포했다.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유출 혐의가 인정돼 유죄 평결을 받을 경우 수백 년 이상의 중형 선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매사추세츠주 방위군의 공군 소속 잭 테세이라(21) 일병을 국방 기밀 정보를 허가 없이 반출·소지·전파한 혐의로 체포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게이머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채팅 서비스 ‘디스코드’의 비공개 대화방 ‘터그 세이커 센트럴’(Thug Shaker Central)의 운영자로 작년부터 군 기밀문서를 빼내 이곳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25명 정도의 회원들에게 ”세계정세를 아는 게 중요하다“라며 기밀문서 읽는 법부터 내용까지 대화방에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테세이라가 유출한 수백 건의 기밀문서에는 민감한 보안 문서들이 포함됐다며,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지도와 이곳에 탄약을 공급하려던 한국의 비밀 계획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일부 문서는 작성된 지 40일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기밀문서의 유출자가 러시아 스파이 등 외부 세력이 아닌, 군 내부자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펜타곤을 비롯한 미 정부가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군사작전 방불케 한 테세이라 체포 상황
완전무장 요원 6명·장갑차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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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밀 문건 유출 혐의로 잭 테세이라가 FBI 무장 요원들에게 연행되는 모습 2023.4.13. AP 연합뉴스
미 기밀 문건 유출 혐의로 잭 테세이라가 FBI 무장 요원들에게 연행되는 모습
2023.4.13. AP 연합뉴스
이날 테세이라는 매사추세츠주 노스다이튼의 자택에서 붙잡혔는데,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그의 체포 장면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FBI는 테세이라가 총기 애호가며 평소 사격하는 영상을 기밀 유출 대화방에 즐겨 올린 점과 그가 현역 군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만약의 있을 수 있는 무력 충돌에 대비해 소총 등으로 완전무장 한 FBI 요원 6명에 장갑차까지 동원했다. NYT는 당시 하늘에 정찰용 비행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같은 매체에 따르면 무장한 FBI 요원들은 이날 오후 테세이라가 매세추세츠주 노스다이튼의 모친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한 후 곧바로 집안으로 급습하지 않고 밖에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에 그는 집 밖으로 나왔으며 이후 체포됐다.

CNN 등 미국 방송사들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테세이라의 체포과정을 실시간 중계했다.

당시 화면을 보면 빨간색 반바지와 올리브색 반팔 티셔츠 차림의 테세이라는 천천히 뒷걸음으로 장갑차가 있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동 당시 양손은 머리 뒤로 깍지를 끼고 있었다.

테세이라가 가까운 거리에 올 때까지 무장한 요원들은 장갑차 뒤편에서 엄폐하면서 차량 앞쪽으로 이동하지 않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요원들이 테세이라의 신병을 확보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태우고 이동하는 것으로 현장 상황은 종료됐다.

스파이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 예정…산술 상 수백 년 징역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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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긴급 브리핑에서 기밀 문건 유출한 혐의로 잭 테세이라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2023.4.13. AP 연합뉴스
미국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긴급 브리핑에서 기밀 문건 유출한 혐의로 잭 테세이라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2023.4.13. AP 연합뉴스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같은 브리핑에서 테세이라를 스파이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파이방지법은 허가받지 않고 미국 정부에 해가 되거나, 적국에 유리한 군사 정보를 반출·소지·전파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테세이라가 온라인 비공개 대화방에 각종 기밀 문건을 올린 것이 스파이방지법이 규정한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스파이방지법 위반에는 반출·소지·전파된 문건 1개당 최대 1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테세이라가 대화방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문건은 최소 수십건 이상으로 산술 상 최대 수백 년 형도 선고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또 테세이라가 대화방에 공개하지 않은 기밀 문건도 반출·소지 혐의 기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형벌은 더 무거워질 수 있다.

FBI는 테세이라를 체포한 뒤 그의 자택에서 추가 증거 수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테세이라가 미국 형사법의 특징 중 하나인 유죄협상 제도를 이용해 검찰에 유죄를 인정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형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김기성 인턴기자·이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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