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부통령 최종 후보는
부통령 후보는 무엇보다 대선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카드가 가장 최적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러닝메이트 지명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경선 TV토론에서 바이든이 흑백 인종통합 교육을 위한 스쿨버스 정책에 반대했던 전력을 들추며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던 해리스 상원의원은 최근 흑인인권 운동과 함께 다시 한번 몸값이 뛰는 모습이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측 인사들과 친분이 깊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만신창이가 된 외교 현안에 강점을 지닌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런 상원의원은 바이든과 같은 고령이지만, 진보·청년 유권자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높다.
민주당 안팎에서 흑인 여성 러닝메이트는 당위의 문제로 여겨져 왔다. 이 같은 목소리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CNN은 “200명 이상의 흑인 여성 인사들이 러닝메이트로 흑인 여성을 선택하라는 공개서한을 바이든 측에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서한에는 언론인 수전 테일러, 학자 조네타 콜 등 학계·언론계 저명인사뿐만 아니라 바네사 윌리엄스 같은 할리우드 스타도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백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히스패닉계의 압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WP는 “당내 히스패닉계의 요구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최근 온라인 모금행사에서 늦어도 8월 1일쯤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언급했을 뿐 러닝메이트와 관련한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부통령 후보의 전력이 공격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캠프 내 심사위원회는 후보군의 세금신고와 재무기록, 대중연설 자료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역사상 주요 정당에서 출마한 여성 부통령 후보는 1984년 민주당 후보로 나선 제럴딘 페라로와 2008년 공화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등 단 두 명뿐으로 모두 큰 표차로 낙선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6-16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