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보트 뱃머리 붙잡고 밤 꼬박 새운 62세 미국인 구조

뒤집힌 보트 뱃머리 붙잡고 밤 꼬박 새운 62세 미국인 구조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2-01 11:47
수정 2020-12-0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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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커내배럴 항구를 떠나 보트 여행을 즐기다 다음날 밤 배가 침수돼 전복되자 뱃머리의 일부를 붙잡고 밤을 꼬박 새운 62세 남성 스튜어트 비가 근처를 지나던 컨테이너선 앙헬레스호의 갑판에 올라오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 잭슨빌 분소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커내배럴 항구를 떠나 보트 여행을 즐기다 다음날 밤 배가 침수돼 전복되자 뱃머리의 일부를 붙잡고 밤을 꼬박 새운 62세 남성 스튜어트 비가 근처를 지나던 컨테이너선 앙헬레스호의 갑판에 올라오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 잭슨빌 분소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스튜어트 비가 앙헬레스호 선원들이 던져준 부유물을 향해 헤엄을 치고 있다. 그 뒤 그는 선원들이 내려준 로프 사다리를 이용해 컨테이너선 앙헬레스호에 올라섰다. 미국 해안경비대 잭슨빌 분소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스튜어트 비가 앙헬레스호 선원들이 던져준 부유물을 향해 헤엄을 치고 있다. 그 뒤 그는 선원들이 내려준 로프 사다리를 이용해 컨테이너선 앙헬레스호에 올라섰다.
미국 해안경비대 잭슨빌 분소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미국 플로리다주 앞바다에서 보트가 뒤집혀 12시간 가까이 표류한 60대 남성이 근처를 지나던 컨테이너선의 눈에 띄어 가까스로 구조됐다. 뒤집힌 배의 한 움큼도 안되는 조각을 붙잡고 매달려 처절한 사투를 벌인 결과였다.

주인공은 스튜어트 비(62)로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4시쯤 캐너배럴 항구에 있는 케이프 마리나에서 10m 길이의 보트에 몸을 실었다. 그는 보트에서 밤을 잘 보내지 않는 편이었는데 하필 이날 따라 하루이틀 밤을 보내겠다고 마음 먹었다. 마리나 관계자는 그가 다음날 저녁까지 돌아오지 않고 교신도 되지 않자 실종 신고를 했고, 당국은 수색에 나섰다.

결국 그는 일요일인 29일 아침 케이프 캐너배럴에서 138㎞ 떨어진 해역을 지나던 컨테이너선 앙헬레스호 선원의 눈에 띄어 구조됐다. 그는 뒤집힌 배의 일부분을 붙잡은 채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앙헬레스호 선원들은 그에게 부유물을 던져 붙잡게 한 뒤 로프 사다리를 이용해 배 위로 올라오게 했다. 그 뒤 미국 해안경비대에 연락해 곧바로 뭍으로 이송하게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해안경비대 잭슨빌 분소의 마크 블라운 지휘관은 “바다에서 목숨을 살리는 일은 우리의 가장 높은 소명”이라면서 “우리 바다 인생들끼리 연대를 표시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믿기 어려운 성과”라고 기꺼워했다. 해안경비대 대변인 데이비드 미칼레프는 플로리다 주민인 비가 이튿날 밤 물들이 선실에 밀려 들어오자 그제야 잠에서 깨어나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사투를 벌였다고 상황을 전했다. 배는 곧바로 뒤집혔고 물들에 밀려 해치 밖으로 나온 그는 뱃머리의 일부에 매달려 이튿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사투를 벌였다.

비는 해가 뜬 뒤에야 수평선에 컨테이너 선이 나타나자 셔츠를 벗어 흔들며 구조해달라고 안간힘을 썼다. 사실은 해안경비대 소속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 먼저 비가 표류하는 지점을 찾아낸 뒤 2010년 건조돼 과테말라 항구를 출발해 델라웨어주 웰밍턴을 향해 항해하던 라이베리아 선적 앙헬레스호와 무전 교신을 해 수색에 동참해달라고 협조를 구한 것이었다. 기민한 협력이 비를 구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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