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인상 앞당긴다… ‘2023년 두 차례’ 유력

美연준 금리인상 앞당긴다… ‘2023년 두 차례’ 유력

김태균, 홍인기 기자
입력 2021-06-17 22:30
업데이트 2021-06-1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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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회복세에 긴축성 기조 강화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 현 수준 동결”
국내외 금융시장 출렁… 환율 13.2원↑
미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청사 앞에서 한 여성이 조깅을 하고 있다. 워싱턴DC 신화 연합뉴스
미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청사 앞에서 한 여성이 조깅을 하고 있다. 워싱턴DC 신화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의 인상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2023년 두 차례 인상’이다. 시중 통화량을 늘려 경기를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양적완화의 축소 가능성도 시사했다.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미국의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에 국내외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종료 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0) 금리’는 15개월째 유지됐다.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해 매월 1200억 달러 규모로 실시하고 있는 자산 매입(시중에 돈 풀기) 규모도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완화적 기조를 지속한다는 이날 결정은 이미 예견됐던 것인 만큼 시장의 촉각은 향후 추이에 쏠렸다. 연준은 이날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 주는 ‘점도표’를 통해 2023년에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점도표는 개별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시점을 점으로 표시한 그림이다. 위원 18명 가운데 72%인 13명이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측했으며, 이 중 11명은 연간 2차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내년에 인상될 것이라고 한 위원도 7명이나 됐다.

이는 기존의 전망에 비해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3개월 전 FOMC 회의 때는 18명 중 39%인 7명만 2023년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심을 모았던 자산 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가 이번 연준 성명에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참 후의 상황이 될 것” 등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으나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해당 논의를 공식화하는 신호탄을 쏜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했다.

미 금융 당국이 긴축성 기조를 점차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미국 경제의 가파른 회복세가 뒷받침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6.5%에서 7.0%로 높이는 한편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4%에서 3.4%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당초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자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2원 오른 1130.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종가 기준 1130원을 넘은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13.72포인트 내린 3264.96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5.66포인트(0.77%) 떨어진 3만 4033.6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도 22.89포인트(0.54%) 내린 4223.70에, 나스닥 지수는 33.17포인트(0.24%) 내린 1만 4039.6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금융 당국은 연준 발표에 따른 국내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긴축 선호)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균 선임·홍인기 기자 windsea@seoul.co.kr
2021-06-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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