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의원 아들 결혼식에 하객 1만명, 다음날 아버지는...

말레이 의원 아들 결혼식에 하객 1만명, 다음날 아버지는...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2-21 16:24
업데이트 2020-12-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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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랑 텡쿠 무하메드 하피즈와 신부 오세아네 알리기아, 그리고 신랑 아버지이자 현역 국회의원인 텡쿠 아드난. 텡쿠 아드난 제공
왼쪽부터 신랑 텡쿠 무하메드 하피즈와 신부 오세아네 알리기아, 그리고 신랑 아버지이자 현역 국회의원인 텡쿠 아드난.
텡쿠 아드난 제공
말레이시아의 유력 정치인이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아들 결혼식을 치렀는데 무려 1만명이 하객으로 다녀갔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치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1일 영국 BBC에 따르면 유력 정치인 텡쿠 아드난 텡쿠 만소르는 전날 수도 콸라룸푸르의 남쪽에 있는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에서 아들 텡쿠 무하메드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렀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관광부 장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방령부 장관을 역임한 뒤 2018년 총선에서 승리한 현역 국회의원이자 집권 연합의 재무 책임자인 그답게 많은 이들이 하객으로 찾아왔다.

예식 날 푸트라자야의 법원 단지 앞에 야외 행사장을 설치했는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하객들이 승용차에 탄 채로 지나가면서 아들 부부를 축하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예식 참석자는 20명으로 당국의 방역 지침을 준수했다. 하객들은 신랑과 신부 오세아네 알라기아, 양가 부모 등에게 손을 흔들어 축하를 보낸 뒤 미리 포장된 음식 꾸러미를 받아 떠났다.

이날 생일이어서 더욱 뜻깊은 결혼식이 된 신랑은 “드라이브 스루 예식은 아버지의 아이디어”라며 “아버지는 푸트라자야의 모든 사람이 내 결혼식을 축하해주길 바랐다. 내가 여기서 자랐기에 다들 가족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의대에 재학 중인 그는 “코로나19 보건 지침을 준수하며 결혼식을 치렀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버지 텡쿠 아드난은 “오늘 아침부터 1만명이 다녀갔다는 얘기를 듣고 뿌듯했다. 모든 하객들이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예식 지침을 잘 따라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랑 아버지 텡쿠 아드난(오른쪽 세 번째)는 하객들이 신랑신부나 양가 부모 손도 잡아보지 못하는 결혼식에 1만명 가까운 이들이 찾아와 줘 뿌듯했다고 털어놓았다. 텡쿠 아드난 제공
신랑 아버지 텡쿠 아드난(오른쪽 세 번째)는 하객들이 신랑신부나 양가 부모 손도 잡아보지 못하는 결혼식에 1만명 가까운 이들이 찾아와 줘 뿌듯했다고 털어놓았다.
텡쿠 아드난 제공
재미있는 것은 거창한 예식 하루 뒤 신랑 아버지가 법원에서 50만 달러(약 5억 5100만원) 규모의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과 함께 벌금 및 징역 12개월형을 선고받은 점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말레이시아 웨딩업체들은 이미 지난 3월부터 드라이브 스루 예식을 적극 홍보했다. 누리꾼들은 “지금 같은 시기에 창의력이 돋보인다”며 “식장 대관료 등 예식 예산도 절약한 결혼식”이란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코로나19가 최근 다시 급격히 확산돼 확진자는 전날 1340명이 추가돼 누적 9만 3309명, 사망자는 4명 더해져 누적 437명이다. 정부는 미국 화이자, 글로벌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인 코백스(COVAX)에 이어 이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해 3200만 인구의 50% 분량을 확보한다고 발표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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