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 축제·선거 유세 섣부른 방역 완화
모디 위상 균열… 지지율 집권 후 최저치
美, 4~14일 印 체류한 외국인 입국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으로 신음하고 있는 인도의 코로나19 하루 사망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섰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하루 사망자 수가 3293명으로 집계돼 최고치를 경신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20만 1100여명으로 늘어났다. 사진은 수도 뉴델리의 노천 화장장에서 지난 24일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화장하는 모습. 2021.4.28 AP 연합뉴스
인도에 문을 닫는 나라들도 생겨 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오는 4~14일 인도에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호주도 “14일 이내 인도에 머물렀던 모든 이들은 3일부터 들어올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인도는 지난 2월 중순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 아래로까지 떨어지는 등 완화 추세에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섣부른 방역조처 완화와 대형 종교행사, 지방선거 유세 등이 이 흐름을 되돌렸다. 국민적 분노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향하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전국을 돌며 대규모 유세를 펼친 것과 최근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 개최에 관대했던 태도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0년간 가장 강력한 총리로 평가받는 모디의 위상에 균열이 생겨 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모디 총리의 지지율이 집권 이후 최저치인 67%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세계 각국이 인도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듯하다. 최근 러시아산 백신 ‘스푸트니크V’가 인도에 공급됐고, 중국도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중국으로서는 인도에 팽배한 반중 정서를 달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디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인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곧바로 30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에게 전화해 “(산소호흡기 등) 방역물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05-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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