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일국양제”… 시진핑, 홍콩에 견제구

“흔들림 없는 일국양제”… 시진핑, 홍콩에 견제구

입력 2014-12-22 00:00
수정 2014-12-22 02: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반환 15주년 맞아 마카오 방문 “일국, 홍콩과 마카오 번영의 필요조건… 외부의 침투와 간섭 막아야” 강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마카오 반환 15주년을 맞아 “어떤 어려움과 도전이 있더라도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중국, 두 개의 제도)에 대한 신념과 결심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행정장관 선거 문제로 2개월 넘게 장기 시위를 벌였던 홍콩에 대한 경고로 풀이돼 주목된다.

시 주석은 이날 마카오 체육관에서 가진 연설에서 “일국양제를 굳건히 견지하는 것은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 번영과 안정의 필요 조건”이라면서 “우리는 동시에 외부 (반중) 세력의 침투와 간섭도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홍콩 시위 이후 일국양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시 주석이 ‘흔들림 없는 일국양제’를 강조한 것은 ‘양제’(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자치 인정)보다 ‘일국’(하나의 중국)에 중점을 둔 중국식 ‘일국양제’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인들은 당국이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 선거에 친중 인사만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선거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일국양제 근간을 흔드는 행태라며 지난 9월 말부터 최근까지 결의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반면 당국은 시민의 추천을 받은 반중 인사가 당선될 경우 ‘하나의 중국’에 위협이 된다며 시위대 요구를 묵살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지난 19일 마카오 반환 15주년 만찬에서 각각 홍콩과 마카오의 행정 수반인 렁춘잉(梁振英) 장관과 페르난두 추이(崔世安) 장관을 만나 “마카오는 일국양제를 잘 이행하고 있는데 홍콩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홍콩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해외판은 자체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서 “시 주석의 마카오 연설은 홍콩 사회가 일국양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중국 공산당에 대한 편견이 있으며, 나아가 마음 깊은 곳에 (공산당을 질색하는) 마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이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한다면 발전하기 어렵겠지만 제대로 된 인식을 갖는다면 마카오처럼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회유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연설이 마카오에 대한 사전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카오는 홍콩처럼 민주 의식이 발달하지 않아 공산당에 대한 저항감이 크지 않지만 최근 당국의 반부패 여파로 주요 수입원인 도박 수익이 급감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마카오 시내에서는 2019년 마카오 행정장관 선거에 보통선거 방식 도입을 요구하는 시위대 300여명이 거리 행진을 벌였다고 빈과일보(?果日報)가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12-22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2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1 / 5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