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종합격투기 교관 스무 명 티베트 고원에” 엔보 클럽의 고아들?

중국 “종합격투기 교관 스무 명 티베트 고원에” 엔보 클럽의 고아들?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6-28 09:27
업데이트 2020-06-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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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이 티베트 고원에 배치했다고 공표한 엔보 파이트 클럽이 지난 2017년 열네 살 고아들을 종합격투기(MMA) 파이터로 키워낸다는 쓰촨성 칭다오에 있는 클럽이 맞다면 또 한번 입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3년 전 이 클럽이 문제가 됐을 때 고아 출신 파이터의 대결 모습. 유튜브 캡처 뉴스1 자료사진
중국 군이 티베트 고원에 배치했다고 공표한 엔보 파이트 클럽이 지난 2017년 열네 살 고아들을 종합격투기(MMA) 파이터로 키워낸다는 쓰촨성 칭다오에 있는 클럽이 맞다면 또 한번 입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3년 전 이 클럽이 문제가 됐을 때 고아 출신 파이터의 대결 모습.
유튜브 캡처 뉴스1 자료사진
중국이 티베트 고원에 주둔하는 병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스무 명의 종합격투기(MMA) 교관들을 이동시켰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당국은 공식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지난 15일 중국과 접경을 이루는 카슈미르 라다크의 갈완 계곡에서 발생한 두 나라 병사들의 드잡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두 나라 모두 핵무기를 갖고 있는데 1962년 이 지역 통제권을 놓고 전쟁을 치를 정도로 격렬하게 맞섰다가 1996년 어떤 총도 화약도 이 지역에서 소지, 운반, 이용할 수 없어 지난 15일 드잡이 때도 양측은 주먹과 쇠막대기로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그 결과 인도 군은 20명이 목숨을 잃고 7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군은 일체 사상자 규모를 공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 언론들은 중국 군도 수십명이 죽고 다쳤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 군이 종합격투기 무술 교관들을 이들 지역에 파견한다는 소식이 처음 중국 매체들에 전해진 것은 지난 20일이었다. 중국 중앙(CC) TV는 엔보 파이트 클럽의 스무 명 파이터들이 티베트(중국 이름 시짱) 수도 라사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이들이 인도와 접경 지대를 지키는 병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파견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기자가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웹서핑을 했더니 엔보 파이트 클럽은 2017년 7월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쓰촨성 칭다오에 있는 클럽인데 열네 살 고아 소년을 비롯해 가난한 집의 아이들 400명에게 MMA 무술을 가르쳐 이들이 벌이는 MMA 격투 수입으로 클럽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클럽 운영자가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까지 알려졌지만 그 뒤로도 당국과 협조해 건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인도 군과의 접경 드잡이 이후 다시 등장한 것이다.

어린 나이에 격투기를 배우게 하는 일이 온당하느냐는 반론이 적지 않았고, 부랑자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되는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잘못된 일이냐는 반박이 뒤따랐다. 이번에 티베트 고원에 배치된 MMA 교관들이 이들 고아 출신이 맞다면 또 한번 입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막사 테크놀로지 위성이 촬영한 갈완 계곡의 지난 22일 모습(오른쪽). 지난달 25일 촬영된 사진과 다르게 중국군 시설이 많이 들어섰다. 물론 인도 정부는 협정을 일방적으로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 AP 연합뉴스
막사 테크놀로지 위성이 촬영한 갈완 계곡의 지난 22일 모습(오른쪽). 지난달 25일 촬영된 사진과 다르게 중국군 시설이 많이 들어섰다. 물론 인도 정부는 협정을 일방적으로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 AP 연합뉴스
해발 고도 4000m가 넘고 험준하고 혹독한 기후까지 별달리 사활을 걸 만한 곳이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일대일로를 외치며 인도양과 남아시아 진출을 노리는 중국으로선 인도로 가는 이곳을 전략적 요충으로 여기고 있다. 어떻게든 중국의 남하를 저지하고 싶어하는 미국의 뒷배를 업은 인도의 견제 시도도 만만찮다. 어중간하게 끼인 네팔까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다. 근처 악사이 친은 인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사실상은 중국의 통제 아래 있다는 점을 묵인해 온 것도 하나의 화근이 됐다.

또 강물 흐름을 기준으로 실질통제선(LAC)을 획정한 탓에 산사태나 폭우 등으로 갈완 강 주변의 지형이 한 해가 다르게 바뀌어 양쪽은 자주 충돌하거나 투석전 등으로 맞서 오다 지난 15일 육박전이 반세기 만에 최악의 충돌로 치달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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