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24년간 아들 수소문한 아버지의 기적...“마침내 찾았다”

24년간 아들 수소문한 아버지의 기적...“마침내 찾았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7-14 18:21
업데이트 2021-07-14 18: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4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고자 오토바이 뒤에 제보 깃발을 꽂고 달려 온 궈강탕(왼쪽 두 번째)이 지난 11일 아들 궈신젠(왼쪽)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CCTV 캡처
24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고자 오토바이 뒤에 제보 깃발을 꽂고 달려 온 궈강탕(왼쪽 두 번째)이 지난 11일 아들 궈신젠(왼쪽)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CCTV 캡처
“우리 아기, 네가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구나!”

지난 11일 중국 산둥성 랴오청에서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24년 전 유괴된 아들을 찾고자 오토바이 뒤에 제보 깃발을 달고 50만㎞를 달린 궈강탕(51)이 마침내 아들 궈신젠(26)을 만난 것이다. 상봉 장소인 공안부 체육관은 잃어버린 자식을 찾은 부모와 친척이 서로 엉켜 눈물바다를 이뤘다고 중국중앙(CC)TV가 14일 전했다.

이제 궈는 중국에서 실종 아동을 찾는 부모들에게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그는 취재진에게 “이제 아들을 찾았으니 지금부터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에도 축하 인사가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궈가 정말로 대단하다. 그가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궈의 시련은 27세였던 1997년, 당시 두 살배기 아들을 한 젊은 여성이 몰래 집에 들어와 들쳐 업고 나가면서 시작됐다. 아들을 납치한 여성은 연인이던 남성과 만나 달아난 뒤 산둥성과 가까운 허난성의 한 가정에 아이를 팔았다. 이후 궈의 아들은 허난성에서 살았다.

궈는 충격으로 체중이 20㎏ 빠지고, 머리도 하얗게 샜다. 삶을 포기하려던 그는 마음을 다잡고 이듬해부터 중국 전역을 누볐다. 아들과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제보가 오면 어디든 찾아갔다. 아들을 찾다가 망가진 오토바이가 10대나 됐다. 30개가 넘는 성을 돌다가 교통사고로 뼈가 부러지고, 노상강도를 만나 죽을 고비도 넘겼다. 모아둔 돈도 다 써버려 노숙을 하거나 구걸을 하기도 했다고 소후닷컴이 전했다.

오토바이에 아들의 얼굴을 담은 깃발을 달고 천지사방을 헤매던 그의 사연은 2015년 영화 ‘실고’(잃어버린 아이들)로 만들어졌고 한국에서도 상영됐다. 영화는 중국 내 아동 납치 문제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고, 궈는 올해부터는 동영상 사이트 ‘더우인’(틱톡)에 자신의 사연을 수시로 올려 도움을 청했다. SNS의 파급력에 기댄 것이다. 하늘이 그를 도운 것일까. 이 내용을 본 누군가 그에게 제보했고, 결국 공안이 DNA 대조를 통해 궈의 아들을 찾아냈다. 납치에 가담한 이들도 모두 체포했다. 영화 ‘실고’에서 궈강탕을 연기한 홍콩 배우 류더화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덕분에 가족이 재회할 수 있게 됐다. 당신의 끈기를 존경한다”고 격려 메시지를 남겼다.

학계에 따르면 중국에선 매년 2만명가량의 어린이가 납치된다. 대다수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가정에 팔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가 강력히 단속하고 있지만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