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최근에야 보잉기 조종맡아…23년된 노후 여객기 이전에도 문제 일으켜
러시아 중부 도시 카잔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은 조종사 실수나 기술적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18일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항공 전문가들은 하루 전 사고 당시 공항 인근의 기상 조건은 큰 문제가 없었으며 공항 시설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며 이같이 추정했다.
앞서 17일 오후 7시 26분(현지시간)께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카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현지 ‘타타르스탄 항공사’ 소속 보잉 737-500 여객기가 지상과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에 탔던 승객 44명과 승무원 6명 등 50명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수사 당국은 사고기가 1차 착륙에 실패해 2차 착륙을 시도하다 날개를 지상에 부딪히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공항 지역에는 약한 비가 내리고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시계는 약 5천m로 착륙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잔 국제공항은 지난 7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준비 차원에서 개보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활주로를 비롯한 공항 시설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종사나 관제관 실수 혹은 운항 23년째인 여객기의 기술적 결함 등이 사고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잠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기 기장은 최근에야 보잉기 기종 조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새로운 기종에 익숙지 않은 조종사가 야간 시간대에 착륙을 시도하다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통상 조종사가 첫 번째 착륙에 실패하고 두 번째 시도를 할 때는 관제관이 조종사를 도와 착륙을 유도하기로 돼 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번에는 이런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또 불량 연료가 사고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보고 모스크바 공항 이륙에 앞서 사고기에 주유했던 연료 샘플에 대한 분석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노후한 여객기 자체의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기는 1990년 산으로 이미 23년째 운항돼 왔다. 2008년 타타르스탄 항공사가 구매하기 전에도 프랑스, 우간다, 브라질,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의 5개 항공사가 운용한 낡은 여객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