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서 범행 후 리옹, 샹베리, 토리노, 밀라노로 도망
트럭 테러로 12명을 살해한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 테러 용의자가 프랑스를 경유해서 이탈리아로 건너간 것으로 드러나면서 프랑스 검찰이 이동 경로 파악에 착수했다.브뤼노 르루 프랑스 내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파리 검찰청이 베를린 테러 용의자 이동 경로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테러 용의자가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돼 경계가 강화된 프랑스를 유유히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프랑스에서는 테러 예방에 허점이 뚫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르루 장관은 “베를린 테러 발생 당일(19일) 저녁 프랑스와 독일, 룩셈부르크, 스위스 국경 간 경계를 강화했다”고 확인하면서 용의자의 프랑스 통과 정보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암리를 사살한 이탈리아 경찰은 암리에게서 발견된 기차표 등을 토대로 그가 알프스산기슭에 있는 프랑스 샹베리에서 이탈리아 북서부 토리노로 기차 편으로 이동한 뒤 토리노에서 기차를 타고 밀라노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유럽1 라디오는 암리가 22일 저녁 프랑스 리옹역을 거쳐 샹베리에 도착한 뒤 그곳에서 밀라노행 기차표를 샀다고 전했다.
독일과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26개국은 솅겐 조약에 의해 국경 통과 시 별다른 비자나 여권 검사 등을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베를린 테러 뒤 국경 경계가 강화되고 지난해 11월 130명이 숨진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된 상황이어서 정부의 테러 경계 실패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는 암리가 밀라노까지 갔다며 “솅겐 조약으로 상징되는 안보 재앙의 징후”라고 주장하면서 유럽연합(EU) 역내 국경 폐쇄를 촉구했다.
암리는 테러 발생 나흘만인 지난 23일 밀라노 교외 한 기차역 광장에서 경찰의 검문을 받자 갑작스레 총을 꺼낸 뒤 한 경찰관의 어깨를 쐈고, 대응 사격한 29세의 수습 경찰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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