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라스푸틴’ 스기타, 8년 재임 돌파…스가 정권에서도 막강권한

‘일본의 라스푸틴’ 스기타, 8년 재임 돌파…스가 정권에서도 막강권한

김태균 기자
입력 2020-12-31 12:06
업데이트 2020-12-3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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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가 요시히데(앞줄 가운데) 총리 내각의 각료들이 지난 16일 출범 당일 도쿄도 지요다구 나가타정 총리관저에서 첫 각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뒷줄 오른쪽 첫번째가 스기타 가즈히로 관방부장관. 도쿄 EPA 연합뉴스
일본 스가 요시히데(앞줄 가운데) 총리 내각의 각료들이 지난 16일 출범 당일 도쿄도 지요다구 나가타정 총리관저에서 첫 각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뒷줄 오른쪽 첫번째가 스기타 가즈히로 관방부장관.
도쿄 EPA 연합뉴스
일본 내각관방은 한국의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조정실 등 기능을 일부씩 섞어놓은 정권과 행정부의 중추기관이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정권의 탄생 때부터 내각관방 부장관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온 스기타 가즈히로(79)가 지난 26일로 재임 8년을 넘어섰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스기타 부장관은 아베 전 총리에 이어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 체제에서도 내각관방의 실무 사령탑 역할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1941년생으로 스가 총리(1948년생)보다 7세나 많은 그는 스가 총리가 제2차 아베 정권 7년 8개월간 관방장관을 지내는 내내 부장관으로서 측근에서 보좌했다.

경찰 출신인 스기타 부장관은 주로 경비·공안에서 경력을 쌓았다. 1966년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경찰청에 들어왔으며, 1982년 나카소네 정권 때 같은 경찰 출신인 고토다 마사하루 관방장관의 비서를 맡으면서 정권 핵심과 깊은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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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타 가즈히로 일본 관방부장관
스기타 가즈히로 일본 관방부장관
경찰청 보안국장을 지낸뒤 1997년 하시모토 정권에서 내각정보조사실장, 2001년 고이즈미 정권에서 내각위기관리감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2004년 퇴임 후 관변 싱크탱크인 세계정경조사회 회장을 지내다 2012년 말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에 의해 현직에 발탁됐다. 특히 2017년부터는 중앙부처의 간부 인사권을 총괄하는 내각인사국장을 겸해 관료들에게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로 통했다.

야권과 시민단체로부터는 “정권의 핵심부에서 정보력과 인사권을 바탕으로 아베 정권의 독재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때문에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를 농락했던 요승 라스푸틴에 비견되기도 한다.

스가 총리 취임 직후에 터진 ‘정권에 비판적인 일본학술회의 후보자 6명 임명 거부’ 파문은 그의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학술회의 후보 임명 거부에 대해서는 당시 집권 자민당 안에서도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었다.

요미우리는 “스가 총리의 신임이 두터운 그는 내년 도쿄올림픽 준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내년 7월 재직일수 기준 역대 최장기록(8년 7개월)을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년 4월에 만 80세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용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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