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찬반 세력 간 유혈 충돌, 전국 곳곳서 폭탄 테러
시민혁명 발생 3주년을 맞은 이집트에서 25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와 보안군 간 유혈 충돌이 벌어져 최소 49명이 숨지고 247명이 다쳤다.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형제단’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 기념일인 다음 달 11일까지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어서 유혈 사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보안군은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 등 시위대 1079명을 체포했다. 이집트 보건당국은 “이날 시위로 49명이 사망하고 247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무슬림형제단은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카이로 경찰훈련센터, 수에즈 경찰서 등 네 곳에서는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전날 4차례의 폭탄 테러가 모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2011년 1월 25일부터 2월 11일까지 지속된 이집트혁명으로 30년간 통치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군부에 권력을 이양하고 물러났다. 2012년 6월 선거를 통해 무르시 대통령이 선출됐지만 1년 후 군부는 혁명 정신을 배반했다는 이유로 그를 축출했다. 지난 18일 군부 권한을 확대한 새 헌법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서 이집트 현 실세인 시시 국방장관의 대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집트 시위에 대해 미국은 폭력이 아닌 평화와 안정을 촉구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이집트의 정치 변화에 폭력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4-01-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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