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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타운’

[영화 리뷰] ‘타운’

입력 2011-01-11 00:00
업데이트 2011-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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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폰 잡은 벤 애플렉의 탄탄한 범죄드라마

벤 애플렉은 잘생겼다. 재능 있는 배우다. 연기뿐만 아니다. 글재주도 있다. 1997년 절친한 친구 맷 데이먼과 함께 쓴 ‘굿 윌 헌팅’으로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시나리오상을 휩쓸었다. 애플렉은 바람둥이로도 유명했다. 제니퍼 로페스, 기네스 팰트로, 리브 타일러,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과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맷 데이먼의 건실함과 곧잘 비교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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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렉은 2001년 ‘진주만’을 기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데이먼이 첩보 액션물 ‘본’ 시리즈 등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기에 더욱 그렇게 비쳤다. 애플렉이 정신을 차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2005년 ‘진주만’에서 함께 연기했던 제니퍼 가너와 결혼하면서부터.

2007년 그는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가라, 아이야, 가라’(Gone, Boy, Gone)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데니스 르헤인의 소설을 원작 삼아 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4살 소녀의 실종을 둘러싼 범죄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개봉 당시 북미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고, 평론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오는 27일 국내 스크린에 걸리는 ‘타운’(The Town)은 애플렉의 두 번째 연출 작품이다. 정적(靜的)이었던 전작에 이어 또다시 보스턴의 찰스타운을 배경으로 삼았는데 이번에는 동적(動的)인 범죄 드라마를 만들었다. 애플렉의 개인사를 겹치 보며 감상하면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리더 더그(벤 애플렉)를 비롯한 은행 강도단은 어느 날 은행을 터는 과정에서 은행 여직원 클레어를 인질로 잡았다가 풀어준다. 뒤늦게 클레어가 동네 인근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은행 강도단. 더그는 클레어를 감시하러 나섰다가 사랑에 빠지고, 새 삶을 꿈꾸게 된다. ‘큰 건’을 앞두고 강도단 내에선 갈등이 깊어진다. 미연방수사국(FBI)도 점점 옥죄어 온다.

은행 강도와 인질의 사랑 이야기가 결코 신선하다고 볼 수 없지만 애플렉은 나름의 개성을 담아 풀어내려고 했다. 범죄 과정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작에서 처럼 ‘블루 칼라’들의 삶을 곳곳에 깔아 놓는다. 좁은 골목에서 펼쳐지는 차량 추격전과 총격전도 눈길을 끈다.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의 느낌이 묻어나기도 한다.

미약하지만 애플렉에게서 배우 출신으로 거장 감독 반열에 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지난해 9월 북미 시장에서 개봉했을 때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역시 평론가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캐스린 비겔로 감독에게 여성 최초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긴 ‘하트 로커’에서 열연한 제레미 레너의 연기도 돋보인다. 꽃집 주인으로 가장한 범죄 조직 두목을 연기한 영국의 연기파 배우 피트 포스트스웨이트는 얼마전 유명을 달리했다. 124분. 청소년관람불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11-01-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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