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현장르포 동행’
1998년 외환 위기로 여기저기 실직자가 속출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당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노숙인. 그 후 13년이 지난 현재도 약 1500여명이 아직 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다. 그들에게 더해진 것은 차갑고 싸늘한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그보다 더한 무관심이다. 3일 밤 11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현장르포 동행’에서는 절망을 딛고 일어서려는 노숙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절망을 딛고 일어서려는 노숙인들의 삶을 조명한 KBS 1TV ‘현장르포 동행’.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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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도로 화단에서 홀로 생활하는 남수씨는 낡은 손수레를 끌고 밤마다 폐지를 줍는다. 죽기 살기로 일해서 17만원짜리 손수레를 장만했을 때, 그는 집 한 채 장만했을 때보다 더 행복했다고 한다. 프로그램은 길 위에 잠시 머물고 있는 그들에게서 희망의 불씨를 발견한다.
서울역 다시서기 상담소에서 매일 노숙인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윤건주씨. 그는 얼마 전까지 거리에 있던 노숙인이다. 그는 다시서기 상담소를 만나고, 희망의 인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다시 설 희망을 꿈꾸었다. 이후 일용직, 자장면 배달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 그렇게 열심히 모은 돈으로 11만원짜리 작은 쪽방을 얻었다. 그가 되찾은 것은 보금자리가 아닌 삶의 의미이다.
3년 전, 어느 소셜 네트워크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모임이 만들어졌다. 그들은 매주 서울역에 모여 사비로 간식을 준비하고 서울역을 돌며 노숙인들을 만난다. 그들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함께 웃고 떠들고, 어떤 편견도 없이 노숙인을 대한다. 파란 눈의 그들에겐 서울역의 노숙인은 다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제작진은 “기존의 고정관념과 달리 누구보다 정이 그립고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노숙인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1-03-03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