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아직 대박난 건 아니죠”

박재범 “아직 대박난 건 아니죠”

입력 2011-05-17 00:00
업데이트 2011-05-1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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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앨범 발매..국내 음악차트 1위 차지

그가 돌아왔다.

인기그룹의 리더 재범에서 벗어나 오롯이 박재범이라는 이름 하나로 그는 1년8개월 만에 대중 앞에 섰다.

그가 최근 발매한 미니음반 ‘테이크 어 디퍼 룩(TAKE A DEEPER LOOK)’은 발매 하루 만에 국내 음반차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빌보드차트 내 ‘월드 앨범(World Album)’ 차트 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파문의 주인공에서 벗어나 가수 박재범으로서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셈이다.

지난 16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재범은 이런 평가가 “기분 좋긴 하지만 아직 대박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 앨범만 잘 된 거 같아요. 막상 노래 (음원)순위도 높지 않아요. 아이유의 ‘좋은 날’처럼 노래가 대박 나면 모두 다 알잖아요. 굳이 앨범을 사지 않고 음악 방송을 보지 않더라고 어딜 가도 노래가 들리니까요. 제 노래는 아직 일반 대중이 잘 아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본인은 몸을 낮췄지만 그의 타이틀곡 ‘어밴던드’는 KBS 2TV ‘뮤직뱅크’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대선배 임재범과 1위를 두고 경합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는 “1위를 내가 받을 만한가 했다”며 “임재범 선배는 대단한 가수다. 노래는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옛날부터 이름은 많이 들었다. 그런 분과 함께 후보에 올라서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방송활동을 하는 터라 그의 감회는 남달랐다.

”바빠도 기분은 좋아요. 그런데 모르는 후배들이 많아졌어요. 4~5명을 빼고 모두 제 후배더라고요. 선배라고 인사받는 거 어색해요. 저 스스로 아직 제가 선배 같지 않아요. 제가 아직 젊고 대선배도 아닌데 너무 저한테 그럴 필요 없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예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이제는 솔로로 혼자 무대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대에서 조절을 잘해야 해요. 춤을 너무 과하게 추면 호흡이 달리니까 노래에 신경이 쓰이고 카메라가 계속 저만 따라오니까 표정에도 신경이 쓰여요. 제가 시선 처리를 잘 못해서 문제에요. 카메라를 많이 봐야 하는데 그런 생각 안 하고 춤만 생각하니까 카메라를 많이 안 봐요. 솔로가 처음이라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이번 앨범은 그가 오랜 기간 뮤지션으로서 역량을 다진 결과물이다.

그는 이번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하면서 수록곡 7곡 중 6곡의 작곡에 참여했다. 그전에 활동할 때도 간간이 랩 가사를 썼지만 본격적으로 음악 작업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에는 그룹이라 제가 원하는 대로 할 수도 없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됐어요. 이번에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기회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비트들을 선택하고 곡을 하나씩 쓰기 시작했어요. 딱히 어떤 앨범을 만들어야지 생각한 건 없었어요. 주제를 선택하면 그냥 거기에 맞게 노래를 써요. 가사도 경험에서 나온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상상해서 쓴 게 많아요.”

그는 이미 다음 앨범에 수록될 곡도 대부분 써둔 상태다.

”음악은 제 생활이에요. 이번에 쓴 곡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대중성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상관 없어요. 다른 뮤지션들이 제 노래를 좋다고 하면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그는 2009년 9월 데뷔 전 쓴 글이 온라인에서 한국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휘말리며 고향인 미국 시애틀로 돌아가야 했다. 국내 무대 복귀를 앞두고도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악성 댓글이라면 지긋지긋할 것 같지만 정작 그는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던 사람들도 관심에서 그런 것”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관심을 가져줘서 오히려 감사해요.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데 굳이 시간을 내서 저에 대해 글을 써주는 거잖아요. 팬분들이 그런 분들한테 신경 쓸 필요 없는 거 같아요. 그분들도 아쉬워하는 말인데 서로 나쁘게 대할 필요는 없잖아요.”

데뷔한 후 인기를 맛보고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뭘까.

”저는 비슷한 것 같은데 사람들이 절 보는 이미지가 달라진 것 같아요. 그동안 많이 배웠어요. 사람은 경험하면서 배우잖아요. 뜨거운 거를 만져서 아프면 다음에는 안 만지게 되듯 이요. 힘들어도 좋게 생각하려고 해요. 힘든 거는 영원한 게 아니니까요.”

박재범은 현재 음반 활동과 함께 영화 ‘미스터 아이돌’ 촬영을 병행하고 있다. 그에게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아직 어색하다.

”제가 연기를 못 하는 것 같아요. 감이 안 잡혀요. 액션과 감정을 한꺼번에 뽑아야 해서 힘들어요. 음악은 음악이라도 있지만 연기는 그게 아니라 어색해요. 촬영은 재미있지만 제 성격이 급해서인지 무작정 대기하는 건 좀 힘들더라고요.”

그는 6월초 영화 촬영을 마치고 해외 팬들을 위해 영어버전으로 앨범을 녹음해 온라인에서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지금 ‘필’ 받은 상태라 녹음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7월에는 어릴 적부터 호흡을 맞춘 비보이팀 AOM과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비보이 대회 ‘R-16’에도 나갈 생각이다.

”아직은 음악이 연기보다 우선이에요. 비보잉은 너무 좋아하는데 잘 못해요. 시간이 없으니까 연습을 많이 못해요. 그렇지만 비보잉 배틀(대회) 나가는 건 너무 재미있어요. 노래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제가 머릿속으로 상상한 대로 노래를 쓰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너무 좋아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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