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맷 수입 TV프로 중간 성적표…‘글쎄’

포맷 수입 TV프로 중간 성적표…‘글쎄’

입력 2011-07-26 00:00
업데이트 2011-07-2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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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못 미쳐…지역화 과정 필수”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와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 등 해외 인기 포맷을 사온 프로그램들이 방송 중반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성공 신화를 이을 수 있을까 하는 시선 속에 출발한 이 프로그램들은 현재까지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며 순항 중이다.

그러나 원본의 성과에 비하면 국내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큰 셈이다.

◇’댄싱 위드 더 스타’, 젊은층 유인요소 부족 = 지난달 10일 시청률 13.0%(AGB닐슨 기준)로 출발한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최고 시청률이 15%에 육박하며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다.

출연진의 잇단 중도 하차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김규리, 제시카 고메즈, 이봉주 등이 예상 외의 호연을 펼치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출발 전 내부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춤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에서도 성공을 거둘지는 불투명했다.

그러나 전작 ‘위대한 탄생’이 확보한 40대 이상 고정 시청층의 시선을 끌면서 주말 밤 시간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박영훈 PD는 26일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춤뿐만 아니라 출연진의 진정성에 시청자들이 매료되는 것 같다”며 “해외 버전에서도 댄서와의 교감, 호흡을 강조하는데 이것을 잘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전을 보여줄 만한 캐릭터가 부족하고 젊은 시청층을 끌어들일 만한 요소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시청률이 정체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지난주부터 출연진의 하차로 2주에 한번 탈락으로 룰을 변경하면서 서바이벌의 핵심인 경쟁의 긴장감이 줄어들 우려도 있다. 탈락자가 없던 지난 22일 방송은 전주보다 1.5%포인트 하락한 11.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코리아 갓 탤런트’, 집중력 아쉬워 = ‘코리아 갓 탤런트’는 폴 포츠와 수전 보일을 배출한 ‘브리튼즈 갓 탤런트’의 한국 버전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 기대를 모았다.

송윤아, 박칼린, 장진, 노홍철 등 쟁쟁한 고정 출연진도 기대감을 심어줬다.

프로그램은 초반 ‘한국의 폴 포츠’ 최성봉부터 소녀 보컬리스트 김태현, 여고생 개그 듀오 IUV, 벨리댄서 박진영 등 화제의 인물을 배출하며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청률은 화제성에 비해 아쉬움을 남긴다.

’코리아 갓 탤런트’는 지난 16일 첫 세미파이널 생방송에서 가구 평균 시청률은 2.418%, 최고 시청률은 3.328%를 기록했다. 케이블 TV 7주 연속 동시간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대규모 제작비와 화제성에 비하면 미흡한 수치다.

지난 23일 방송은 두번째 생방송임에도 시청률이 2% 초반으로 하락했다.

여기에는 많은 수의 출연자들이 등장해 프로그램의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포맷 상의 한계도 있지만 원본이 가진 역동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문제도 작용했다.

영국이나 미국 버전의 경우 강한 개성을 가진 출연자들이 심사위원 및 방청객과 호흡하는 과정에서 구성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웃음을 유발했던 반면 ‘코리아 갓 탤런트’는 출연자들의 개성을 살리지 못한 채 공연과 합격 여부만 반복해서 보여준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코리아 갓 탤런트’ 관계자는 “’슈퍼스타K’도 생방송 토너먼트가 본격화하면서 시청률이 급상승했다”며 “생방송이 한달간 진행되면서 우승후보가 압축되면 시청률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기 포맷이라도 지역화 과정 필수” = 해외 포맷 프로그램은 이제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낯설지 않다.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는 케이블 방송계의 스테디셀러가 됐고 포맷 수입에 소극적이었던 지상파도 ‘댄싱 위드 더 스타’를 비롯해 ‘사소한 도전 60초’ 등 포맷 수입 프로를 방송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성공한 포맷이라고 해서 국내에서도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작년 포맷 수입 코너로 꾸려진 tvN의 ‘네버랜드’는 국내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 속에 한 달 만에 휴방했다.

’댄싱 위드 더 스타’와 ‘코리아 갓 탤런트’도 앞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한다면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포맷 수입 프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내 정서에 맞게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공주대 배진아 영상학과 교수는 “경쟁력이 검증된 포맷을 사오긴 하지만 국내에서도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우리 정서에 맞게 지역화(localization)하는 과정이 필수”라며 “돈을 주고 사오는 포맷을 지역화하는 데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포맷을 지역화하는 과정에서 원본의 강점이 약화되는 일도 피해야 한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댄싱 위드 더 스타’나 ‘코리아 갓 탤런트’가 원본에 비해 긴장감과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원본의 매력을 살리면서 국내 문화와 제작 여건에 맞추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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