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평신도 ‘시복시성 기도운동’ 나섰다

천주교 평신도 ‘시복시성 기도운동’ 나섰다

입력 2011-08-17 00:00
수정 2011-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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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 순교자를 우리 손으로 복자, 성인 반열에 올리자.’ 로마 교황청에 계류 중인 한국천주교 순교자 125위의 시복시성(諡福諡聖)을 앞당기기 위해 천주교 평신도들이 발벗고 나섰다. 천주교에서 시복시성이란 성덕이 높은 사람이나 순교자, 탁월한 신앙 모범을 보인 사람을 사후에 복자나 성인 품위에 올리는 것으로 성인 반열에 오르면 최고의 명예로 추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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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집전으로 거행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03위의 시성식 장면.
1984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집전으로 거행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03위의 시성식 장면.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평협·회장 최홍준)는 다음 달 4일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인 솔뫼성지에서 ‘하느님의 종 한국순교자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도보성지순례’ 행사를 갖는다. 평협은 이날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의 주례로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는 미사를 올린 뒤 솔뫼성지부터 합덕성당∼무명순교자 묘역∼신리성지까지 11㎞에 걸친 도보순례를 벌인다. 평협은 순교자 125위의 시복시성 기도운동 출범식을 겸한 행사를 시작으로 9월 교구별 순교자 현양 행사와 10월 순교자 현양 전국 성지순례를 갖는 것을 비롯해 시복시성을 위한 묵주기도 125억단 봉헌운동을 연중 계속하기로 했다.

천주교 평신도들이 ‘아래로부터의 시복시성 청원’ 운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된 것은 로마 교황청에서 한국 순교자 125위의 시복시성 절차가 답보상태에 빠졌기 때문. 한국천주교는 10여년에 걸쳐 최양업 신부를 포함, 125위의 시복시성을 위한 국내 조사를 마친 뒤 지난 2009년 6월 교황청 시성성에 청원을 위한 최종 자료를 보냈다.

한국천주교가 청원한 이들 125위는 지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집전한 시성식을 통해 성자 반열에 오른 103위와 달리 대부분 초기 박해를 당해 순교한 평범한 일반 신자들이다. 따라서 한국천주교는 이들의 시복시성에 각별한 관심과 기대를 쏟고 있는 상황이다.

평신도들이 시복시성 기도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 또 다른 이유는 평신도들의 청원의지가 결집돼야 한다는 바티칸 측의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 한국 주교특별위는 지난 4월 교황청 시성성 장관을 만난 뒤 천주교 신자들의 시복시성에 대한 의지가 저변에서부터 결집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시성성은 각국 천주교의 청원을 받아 시복시성 절차를 벌이면서 ‘순교자와 증거자에 대한 신자들의 공경과 현양 정신’을 판결의 주 요소로 꼽는다고 한다. 지난 1984년 103위의 시성 때 한국 평신도들이 주도적으로 시복시성 운동에 나섰던 일화는 유명하다.

평신도들의 시복시성 기도운동 계획이 알려지면서 각 교구도 이에 동참할 태세다. 시복시성 청원 대상 125위 중 가장 많은 20위가 포함된 대구대교구가 지난 15일 ‘대구대교구 순교자 20위 시복시성 기도운동 선포식’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수원, 부산, 마산, 전주, 광주 교구도 시복시성을 위한 교구 신자들의 결집 운동에 돌입했다.

최홍준 평협 회장은 “시복시성은 우리 천주교 성인의 양적 증가를 떠나 신자들이 일상생활 속 순교정신을 다져 이웃에 기여하는 백색순교의 모델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신자 개개인이 신앙의 성숙을 위해 시복시성 기도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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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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