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좌석에 ‘명당’ 특전

뮤지컬 공연에서 솔로석, 부킹석 같이 특정 좌석을 지정해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특별석 마케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런 자리는 티켓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배우가 객석으로 뛰어내려와 깜짝쇼를 선보이는 ‘명당’ 좌석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공연계에 따르면 오는 16일~10월 9일 공연하는 창작 뮤지컬 ‘궁’은 매회 공연에서 50석 가량을 ‘솔로석’으로 지정하고 티켓을 별도 판매하고 있다.

공연장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의 좌석이 가로줄마다 홀수로 끝나는 점에 착안해 싱글족 관객 공략에 나선 것.

’솔로석’은 각 가로열 좌석의 복도쪽 한자리로 정해졌으며 정가 8만원인 티켓을 30% 할인해준다.

제작사 관계자는 “싱글족이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꽃미남 배우를 보러오는 관객을 겨냥해 ‘솔로석’을 마련하기로 했다”면서 “티켓 판매 초기인 데도 50%를 웃도는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공연장인 컬처스페이스 앤유 객석에 ‘사내연애석’을 마련할 예정이다.

극중 막 나가는 노처녀인 ‘영애’가 사내 연애를 꿈꾸며 좌충우돌한다는 줄거리에 맞춰 실제 연인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여 프러포즈 이벤트나 경품 증정 행사를 열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좌석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2층 객석 가운데 10~20석을 지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DJ DOC의 히트곡을 엮은 ‘스트릿 라이프’는 10월 1일~11월 27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에 돌입하면서 ‘부킹석’과 ‘SL팬클럽석’을 신설했다.

1층 중앙열에 26석 규모로 ‘부킹석’을 마련해 놓고 이 자리에 앉은 남-남 또는 여-여 관객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사랑의 작대기’를 이어준다.

공연 후 실제로 데이트가 성사된 커플은 대학로 식당가 할인 쿠폰도 받는다.

’SL 팬클럽석’은 공연장 명당자리 28석으로 지정됐으며 티켓 가격은 6만원으로 R석과 동일하지만 배우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사진첩과 야광봉을 경품으로 준다.

오는 17일~12월 3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캣츠’는 ‘젤리클석’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젤리클’이라는 이름의 신비로운 고양이족 캐릭터들이 공연 도중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을 종횡무진 누비거나 관객 무릎에 앉아 재롱을 떤다는 연출에 맞춰 객석 맨 앞줄과 통로 좌석 170곳에 ‘젤리클석’이라는 별칭을 붙인 것.

별도의 할인 혜택은 없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데다 쉬는 시간엔 고양이 캐릭터와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티켓 오픈시 가장 먼저 매진되는 ‘명당’ 자리로 꼽힌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지난 7월 개막해 다음 달 16일까지 공연하는 ‘톡식히어로’는 B열 10~13번 자리가 일명 ‘머리채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극중 구역질 나는 독성 액체에 빠졌다가 괴물이 돼버린 ‘톡시’가 분을 참지 못하고 행인의 머리를 잡고 흔드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뮤지컬 마니아 관객들이 배우의 체취를 직접 느끼고 싶다며 예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제작사 관계자는 “배우들의 팬카페에서 머리채석이 유명해지면서 이 자리 티켓이 가장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면서 “뮤지컬 스타를 가까이에서 만나보고 싶어하는 열혈팬들이 주 구매층”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지난 4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무대 위에도 계단식으로 간이 객석을 만들어 매회 20여명의 관객이 배우들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뮤지컬을 관람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