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속 한글 오히려 정제된 표현 많아

트위터 속 한글 오히려 정제된 표현 많아

입력 2011-10-09 00:00
업데이트 2011-10-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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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트윗 1주 분석…“개방적 매체 특성 반영”

‘키보도’(키보드+刀<칼 도>.키보드로 쏟아내는 말이 칼처럼 날카롭다는 뜻) ‘트클’(트윗 태클.트위터 메시지로 딴지를 거는 것).

 최근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에서 통용되는 신조어들이다.

 국어사전에는 없는 말이지만 IT세대의 감수성과 순발력을 반영해 자유롭게 변화하는 인터넷 언어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9일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트윗(트위터에 올라오는 메시지)을 자동으로 골라 재전송하는 공식 트위터 계정(@toptweets_ko)에서 지난 1주일 동안의 게시물과 눈에 띄는 신조어들을 분석한 결과 ‘국어 파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축약어로는 ‘~임돠’(~입니다) ‘해맑’(해맑다) 등이 있었고 은어나 속어도 ‘셀카’(혼자서 사진찍기) ‘굿밤’(안녕히 주무세요) 등 예전부터 소개된 수준이었다.

 오히려 많은 사용자가 맞춤법과 높임법을 지키는 정제된 언어를 사용했다.

 이는 1990년대 중반 국내에 PC통신이 도입된 후 SMS(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인터넷 게시판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제기되고 있는 우려와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위터라는 매체의 특수성을 지적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디시인사이드(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트위터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한글 파괴에 대한 우려를 정화시켰다고 본다”고 말했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 몇년간 ‘아??’ ‘개죽이’ 등 인기 신조어를 탄생시켰지만 게시판에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면서 2009년 사이트 대표가 ‘바른말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 교수는 “공동체 성격을 띠는 디시인사이드에 비교해 트위터는 개방적 매체다.따라서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은어보다는 보편적 언어를 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트위터는 한 게시물당 140자로 제한돼 있어 줄임말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인터넷 소통의 특수성을 반영한 수준이어서 우려할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이용자 정체성에 차이가 있다”며 “이른바 ‘디씨 폐인’은 그들의 문화를 표현하려는 방식으로 자기들만의 언어를 의도적으로 썼다”고 진단했다.

 민 교수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한글파괴라고 동의하지 않는다”며 “언어는 끊임없이 시대적 환경과 매체 특성에 따라 바뀌어 나가는 게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내놨다.

 원광호 한국바른말연구원장은 “신조어를 사용하는 대중의 욕구와 사회적 변화,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표준어가 아닌 언어를 순화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며 “인터넷에서 언어를 사용할 때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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