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불복’에 울고웃는 방송사

‘복불복’에 울고웃는 방송사

입력 2012-08-07 00:00
수정 2012-08-0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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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축구 4강전 중계무산..KBS, 순차방송 최대 수혜

올림픽 정식종목도 아닌 동전던지기와 제비뽑기에 지상파 방송 3사가 울고 웃고 있다.

순차방송 규칙에 따라 생중계 경기를 추첨으로 정하면서 방송사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

공교롭게도 올림픽 중계권을 딴 SBS가 추첨에서 잇단 불운을 맛보고 있다.

7일 방송 3사에 따르면 SBS는 전날 런던 현지에서 진행된 MBC와 동전던지기에서 지면서 축구 4강전 중계권 획득에 실패했다.

중계권 2장 가운데 1장은 8강전을 중계하지 않은 KBS에 자동으로 돌아갔고, SBS는 라디오 생중계권을 따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4강전 중계권 획득 실패로 SBS는 수십억원에 가까운 광고수익을 놓치게 됐다.

더구나 축구 중계에서 우위를 점해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욱 크다. SBS는 현장 중계의 생생함을 앞세워 지난 영국과 8강전에서 MBC를 누르고 새벽시간대 12.8%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축구 중계를 맡은 배성재 아나운서는 전날 트위터에 동전던지기 결과를 전하며 “많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경쟁사인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아~ M화면에 S라디오 틀어놓고 볼까요?’라고 아쉬움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SBS는 애써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SBS 관계자는 “영국전의 성공적인 중계로 내부적으로 축제 분위기”라며 “동전던지기 결과에 상관없이 라디오 생중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BS는 순차방송 종목 배정도 상대적으로 불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명운을 가른 것은 다름 아닌 제비뽑기.

방송 3사는 12개 종목을 국민 관심도와 메달 가능성을 고려해 4개 그룹으로 나눈 뒤 순번 제비뽑기에 나섰다.

제비뽑기 결과 SBS는 유도·태권도·사격·레슬링, MBC는 수영·배드민턴·역도·복싱, KBS는 양궁·체조·펜싱·탁구를 배정받았다.

축구, 핸드볼 등 인기 구기종목의 예선 단독 중계 방송사도 추첨으로 정했다.

올림픽이 중반을 넘어선 지금 제비뽑기 최대 수혜자는 KBS라는 평가가 나온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현재까지 방송사별 시청률 상위 경기 10위 내에 KBS는 무려 9개 경기를 올렸다.

MBC가 1개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고, SBS는 단 한 경기도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KBS 2TV가 단독 생중계한 축구 예선 한국 대 멕시코 전이 31.5%로 1위에 올랐고, 나머지 8개 경기가 KBS의 순차방송 배정종목인 양궁이다.

KBS는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축구 한국 대 멕시코 전을 가져간 데다 멕시코전 중계로 8강전을 양보하면서 자동으로 4강전의 공동 중계권을 따냈다.

게다가 결승전은 한국 대표팀 진출시 3사가 공동 중계하기로 돼 있어 KBS는 멕시코 전에 이어 4강전과 결승전이라는 ‘대어’를 모두 낚은 셈이 됐다.

앞서 KBS는 순차방송 제비뽑기에서도 주요 종목 3개가 속한 첫 번째 그룹에서 1순위를 뽑아 방송사들이 가장 탐냈던 종목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2순위는 MBC, 3순위는 SBS였다.

MBC는 순차방송에서 배정받은 종목들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속앓이를 해야 했다. 수영과 배드민턴에서 금메달을 예상했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구나 2사가 공동 중계하는 결선 경기 시청률이 타 방송사에 밀리는 일이 벌어지면서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그러나 전날 축구 4강전 중계권 획득에 성공하면서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크고 작은 방송사고까지 잇따르면서 부진에 빠진 듯했던 MBC로서는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사측은 이날 특보를 통해 “MBC가 4강전 중계권을 따낸 것은 런던올림픽 방송에서 최대 수확으로 꼽힐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허연회 스포츠제작국장도 “MBC가 4강전 중계권을 따냄으로써 할 일을 다한 것 같다”는 말로 기쁨을 드러냈다.

방송 3사의 희비가 ‘복불복’식 추첨으로 크게 엇갈리면서 불만의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한 지상파 올림픽 방송 담당자는 “올림픽 중계의 승패를 사실상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순차방송 때문에 3사 동시 중계가 사라지면서 정면 승부가 안 되다 보니 맥이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SBS의 경우 최대 규모의 방송단을 투입하고 꼼꼼한 사전 준비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SBS는 포털사이트 다음이 지난 4-7일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으며 올림픽 중계가 가장 만족스러운 방송사로 꼽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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