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입혀 주는 남자 이상봉을 벗기다

옷 입혀 주는 남자 이상봉을 벗기다

입력 2013-01-16 00:00
수정 2013-01-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유명 패션디자이너 누드 사진 10년 동지 사진작가 이엽이 찍어

늘 남에게 옷을 입혔다. 그래서 본인더러 한번 벗어 보라고 했다. 오는 23일부터 2월 16일까지 서울 중구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열리는 ‘입는 예술, 벗는 예술’전은 그 결과물이다. 입히고 벗기니 누드인데, 그 대상은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이다. 패션스럽게 그나마 옷을 걸친 것도 있는 반면 너무 홀라당 벗겨 놔서 희미하게 처리한 사진들도 제법 있다. 아, 물론 아무리 희미하게 해 둬도 그 두상이며, 안경테며, 얼굴에 붙은 이런저런 털들이며 한눈에 봐도 이상봉이다.

자의식 강한 것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이상봉을 발가벗긴 채 얌전히 앉혔다. ‘눈을 감다’.  금산갤러리 제공
자의식 강한 것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이상봉을 발가벗긴 채 얌전히 앉혔다. ‘눈을 감다’.
금산갤러리 제공
이상봉을 이렇게 실오라기 하나 없이 발가벗긴 이는 사진작가 이엽. 이엽은 지난 10여년 동안 이상봉의 분신이었다. 프레타 포르테, 밀라노 모다돈나, 모스크바 컬렉션 등 이상봉이 패션쇼를 여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그 모든 기록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러다 문득, 이상봉을 벗겨 보면 어떨까 싶었다. “모두들 최정상급 패션디자이너라는데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그 사람이 품어 왔던 생각이나 속내는 어떤 것일까 싶어 제안했는데, 워낙 퍼포먼스 쪽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흔쾌하게 다 받아들여 주셨어요.”

포즈나 노출 수위에 대해서도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고 했다. 너무 홀딱 벗기니 어색해한 건 맞는데, 서로 의논해 가면서 준비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진작가로서 모델에게 최고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수많은 패션쇼를 진행하고 봐온 데다 패션 관련 잡지 인터뷰 등에서 숱하게 사진을 찍혀 봤기 때문이어서인지 일반인 모델로서는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촬영에 응한 편이에요.” 물론 촬영 때는 초짜 모델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작가와 모델 딱 2명만 남아 진행했다. 전시는 ‘이상봉의 선(Line)’, ‘이상봉의 호러(Horror)’, ‘이상봉의 환상(Fantasy)’ 등 세 가지 주제 20여점으로 구성됐다. (02)3789-6317.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1-16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정치 여론조사'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최근 탄핵정국 속 조기 대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여론조사의 방법과 결과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론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분은 '정치 여론조사'에 대해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절대 안 믿는다.
신뢰도 10~30퍼센트
신뢰도 30~60퍼센트
신뢰도60~90퍼센트
절대 신뢰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